「低성장시대」 고통분담 불가피

입력 1997-01-07 08:30수정 2009-09-2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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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에도 저(低)성장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올해 5%대의 저성장도 감수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그만큼 경제상황이 간단히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에 와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물가의 안정과 함께 최대 경제난제인 경상수지적자 축소에 전력투구하겠다는 단호한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물론 『5%의 성장률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정부 고위당국자의 말은 올해 목표성장률을 5%대로 가져가겠다는 뜻은 아니다. 韓昇洙(한승수)경제팀은 오는 15일 대통령에게 보고할 올해 경제운용계획에서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일단 6%대 초반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상적자를 감축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장이 위협받을 경우 굳이 6%대를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정부 안팎에서는 주목할 만한 「발상의 전환」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우리경제는 오일쇼크 등으로 가장 어려웠던 지난 80년 2.7%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8∼11%대의 고성장을 유지해왔다. 경기하강국면이었던 지난 92, 93년에 각각 5.1, 5.8%를 기록했을 뿐 94년에는 8.6%, 95년 9.0%에 이어 지난해에는 6.9∼7.0%(추정)로 높은 수준이었다. 경제전문가 중에서는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세마리 토끼」, 즉 성장 물가 경상수지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다면서 다른 두마리 토끼라도 잡으려면 성장률을 5%대로 대폭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성장률이 급락하면 경제에 충격이 따를 수밖에 없고 특히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 경기가 움츠러들면 정치권에 부담이 가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경제를 주도해왔던 고(高)성장추세가 크게 꺾일 경우 다시 솟구쳐 오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정부내에 있어 왔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5%성장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지난 55∼70년에는 9.4%의 고도성장을 누리다가 국민소득 1만달러에 들어선 70년대에는 5% 수준으로 감속됐다. 저성장시대를 견디기 위해서는 가계 기업 정부 모두 만성적인 팽창선호 성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계의 과도한 재산증식 욕구, 기업의 과잉투자, 정부의 두자릿수 재정팽창 등은 과도한 지출을 낳고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미 짜여진 예산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경상경비를 추가로 줄이겠다는 것은 내핍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의 하나로 보인다. 이같은 정부의 의지로 볼 때 15일 나올 올해 경제운용계획은 눈에 확 띌만한 인기성 정책보다는 에너지소비감축 해외여행축소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우리경제의 체질을 견실하게 하는데 주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金會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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