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탈북일가 지휘 최영도씨 父性愛에 감동

  • 입력 1996년 12월 30일 20시 20분


96년 격동의 한해가 이제 그 날개를 접는군요. 제 또래 50대들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합니다. 대의명분 때문일까, 유교적 사회통념 탓일까, 대체적으로 우리의 아버지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분」들이 아니었을까요. 남존여비의 화신, 한 가정의 제왕…. 정말로 부성애란 단어가 실재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 만큼 비정한 아버지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전세계를 놀라게 한 대가족의 탈북사건을 보면서 이 일을 미국에서 총 지휘하신 노 가장의 한없는 자식 사랑을 확인했습니다. 억만 장자도 아니면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다바쳐 혈육을 탈출시킨, 필생의 숙원을 이룩해내신 아버지 최영도님. 북에 두고온 어린 딸을 몽매에도 잊지 못해 그리던 딸을 구해내신 당신의 쾌거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옛 명언을 실증해 주었습니다. 올 한 해를 가장 살맛나는 해로 장식해 주신 당신께 한 없는 갈채를 보내드립니다. 당신은 아버지가 어떤 분이고 진정한 부성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친딸한테까지 몹쓸짓을 했다는 어느 인면수심 아버지의 기사를 보면서 당신의 부성애가 더욱 거룩해 보이는 1996년의 끝자락입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시기 바랍니다. 나 정 자(대전 서구 삼천동 국화 한신아파트 604동 204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