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쌍용 홍보제작팀 「신세대학 박사」이의용부장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李英伊기자」 쌍용그룹 종합조정실 홍보제작팀 李義容(이의용·45)부장은 2년전부터 그룹임원들에게 「신세대와 함께 사는 법」을 강의하는 「신세대학 박사」다. 15년전부터 신입사원 연수를 맡으면서 신세대와 자주 접하다보니 자연히 신세대 전문가가 된 것. 최근에는 「신세대 리포트」라는 책을 펴냈다. 『기업내 신세대가 급증하면서 기성세대들은 심각한 문화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신세대를 이해하지 못할때 생기는 조직의 손실도 엄청납니다』 그는 『권위와 복종이 지배하는 군대식 조직관리로는 기업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며 『신세대가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경영방식을 전환하고 마케팅전략도 새로운 고객층인 신세대를 겨냥해야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이부장은 우선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에는 △음력과 양력 △밥과 빵 △흑백TV와 컬러TV △세로쓰기와 가로쓰기 등 성장환경부터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성세대를 앞만 보고 달려온 「탁구공」세대라고 한다면 신세대는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세대라는 게 그의 비유. 그가 소개하는 신세대 접근법 제1조는 옛날에는 어땠는데 하는 식의 얘기를 꺼내지 말라는 것. 6.25나 보릿고개 등의 얘기는 집에서 아버지한테 수없이 듣던 얘기다. 「푹 쉰 소리」를 하면 정말로 「쉰세대」가 돼버린다고. 그 다음 나이나 직급으로 부하직원을 누르지 말고 전문성 지식 열정으로 그들이 인정할 수 있는 권위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명분보다 효율을 중시한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도 신세대와 신뢰를 쌓는 중요한 방법. 이밖에도 △술로 만사를 해결하려 하지 말라 △개인시간을 보호해줘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라 △신세대라고 뭉뚱그려 평가하지 말라 △성차별을 하지 말라 △대화의 끈을 만들라고 그는 조언한다. 『머리에 무스 바르고 최신 유행곡을 부르면서 어쭙잖게 신세대 흉내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기성세대답게 의연하게 행동하면서 신세대를 진정으로 이해할 때 그들은 감동합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지요』 30세전후의 신세대 10여명과 함께 일하는 그는 매일 부원중 「오늘의 인물」을 선정해 게시판에 알리고 격려해주는가 하면 회의때에는 유머 한마디로 시작한 뒤 시 한수를 읽고 끝마치는 등 신세대들 뺨치는 아이디어로 사내인기가 최고다. 메모광인 그는 또 지금까지 수필집 사보편집관련서적 등 19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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