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현장]「明,만석의 꿈」명암대비 삶의 본질 표현

  • 입력 1996년 12월 26일 20시 24분


「金順德기자」 무대의 주인공은 빛이다. 1백50여개의 조명기기가 무대 위 아래와 양 옆에서 때로는 강렬하게, 가끔은 꺼질듯 한숨쉬듯 빛을 뿜어내고 8명의 젊은 무용수들은 그 사이를 누비며 몸으로 말을 한다. 『빛을, 나에게 빛을…』 28, 29일 동숭동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안애순 현대무용단의 「명(明), 만석의 꿈」은 지금까지 무용수를 비추는 역할에 그쳤던 조명을 무대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작품이다. 조명기기는 물론 호롱불, 전선의 스파크, 촛불 등이 무대의 중심부로 들어서고 전통 그림자극인 「만석중 놀이」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통해 인간 삶의 본질을 표현하겠다는 의도다. 안애순씨(36)는 90년대 들어 가장 주목받는 작업을 펼쳐온 젊은 안무가. 작은 몸집으로 90년 서울무용제 대상, 92년과 94년 두차례 프랑스 바뇰레국제안무가경연대회에서 최고무용가상을 거머쥐었다. 25일 서교동 육완순무용원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지금까지 춤에서 한국적 미학을 추구해 왔으나 이제 일상적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삶속에서 늘 접하는 빛과 그림자를 등장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빛과 함께 생명이 태어나지만 지나친 빛으로 인해 탈색되어가는 모습이 무용수의 몸에 매달린 CD를 통해 강하게 부각된다. 더불어 지극히 일상적인 움직임, 말하자면 TV드라마 「첫사랑」속의 동팔이처럼 코를 문지르는 습관적 동작이나 10대 청소년의 로봇춤같은 율동이 관객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한다. 안씨와 함께 올해 바뇰레 국제무가경연대회 대상수상자 이윤경씨,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공연때마다 가장 매력적인 예수의 모습으로 등장했던 김희진씨, 흡인력있는 한국춤사위로 주목받는 김은희씨 등 탄탄한 기량의 젊은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28일 오후7시 29일 오후3, 6시 개막. ☏02―3672―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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