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ew]「아줌마 부대」송년회 몰린다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4분


「李成柱기자」 서울 양재동의 주부 김영희씨(42)는 요즘 입버릇처럼 『바쁘다 바빠』를 연발한다. 그는 16일 점심때 자신이 다니는 헬스클럽 회원끼리 송년회를 갖기로 약속했고 18일 점심땐 대구 K여고 동창생 5명과의 연말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24일 저녁엔 이웃집 가족들과 성탄 파티를 열기로 했고 대기업 부장인 남편의 부부동반 송년회가 3, 4차례 뒤를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인 두 아들의 학급어머니회 회원 모임도 남아 있다. 「아, 26일로 정한 문화센터 강좌 회원들끼리의 송년회 장소예약은 언제 하나」. 요즘 주부들이 송년회로 바쁘다. 주부들이 남편의 송년회에 부부동반으로 참석하는 경우가 늘어난데다 주부들만의 송년회가 2, 3년전부터 서서히 늘어나다 올해엔 눈에 띄게 증가한 것. 요즘 서울시내 호텔의 식당과 대형음식점은 점심때부터 자신들만의 송년회를 갖는 주부들로 북적인다. 경기침체로 기업의 송년회 예약률이 뚝 떨어지고 남자들만의 송년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호텔의 뷔페식당 라세느에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3백여명의 점심 손님이 찾아왔고 이중 50% 정도가 여성이었다. 이가운데 주부들만의 송년모임에 참석한 여성이 반을 넘었다. 르네상스서울의 유니버설과 인터컨티넨탈의 백조 등 강남지역의 호텔 뷔페식당은 주부들 송년회로 더욱 붐빈다. 평일 점심손님 2백여명의 반 이상이 소규모 모임에 참석한 주부들이다. 이들 호텔식당에서는 전체손님중 주부모임 회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서 20% 정도 높아졌다. 이들 주부의 대부분은 40대. 대형음식점도 주부들의 송년회로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호텔이 점심때 뷔페식당을 중심으로 붐빈다면 대형음식점은 저녁때도 북적인다는 것이 다른 점. 주부들만의 송년회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주부가 참가하는 각종 모임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집 장만과 자녀교육 등에서 해방되는 연령인 40대주부들이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화여대 이동원교수(사회학)는 『40대 주부들은 그동안 집안일에만 매달려있다가 자기만의 영역을 개발하고 동류의식을 가져 소외감에서 벗어나려 각종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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