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시안컵]한국 『이란 제물로 명예회복』노려

  • 입력 1996년 12월 13일 19시 36분


<『이란을 제물로 명예회복의 돌파구를 연다』제11회 아시안컵에서 예선 조3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한 뒤 와일드카드로 8강대열에 가까스로 합류한 한국 축구.이번 대회 예선리그를 거치며 각국 언론들로부터 「종이 호랑이」라는 비아냥을 받아야만 했던 한국이 오는 16일 밤 9시45분(한국시간)두바이에서 벌어지는 이란과의 8강전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아부다비〓李賢斗기자」 이란과의 8강전은 한국선수단에는 명예회복 외에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바로 90년 북경아시아경기 준결승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는 것. 당시에도 박종환감독이 이끈 한국은 경기 내내 이란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장전에서 뼈아픈 실점을 허용, 결승진출이 좌절됐던 것. 한국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홍명보를 게임메이커로 내세운 것이 오히려 수비의 불안만 가져왔다는 분석아래 이란과의 8강전에서는 홍명보를 원래의 포지션인 스위퍼로 기용, 수비의 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한국은 또 스트라이커 황선홍이 쿠웨이트와의 예선 3차전에서 입은 왼쪽 발목부상으로 8강전 출전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김도훈을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하는 한편 체력과 중거리 슛이 좋은 이기형과 유상철을 미드필더로 투입, 후방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홍명보에게 스위퍼자리를 내준 김주성에게는 「해결사」역할을 부여, 후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우는 복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 예상을 깨고 사우디아라비아를 3대0으로 완파하며 예선 B조 1위로 8강전에 오른 이란은 예선리그 세경기를 통해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공수전환과 두꺼운 미드필드진영이 강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 예선 6경기에서 12골을 뽑아내며 예선대회 최다득점을 기록한 이란의 스트라이커 알리다이는 본선대회 예선리그 B조 세경기에서도 매 경기 한골씩을 터뜨리는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알리다이의 발을 얼마나 묶어놓을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으로 보고 허기태나 박광현이 알리다이를 철저히 봉쇄하도록 했다. 박종환감독은 『예선리그에서의 성적부진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보약이 됐다』며 『어렵게 올라온 8강전인 만큼 최선을 다해 실추된 한국축구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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