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시안컵]아시아축구 「중동 태풍」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9시 57분


<중동의 모래바람이 거세다.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된 제11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의 8강가운데 5강자리를 중동국가가 차지, 그동안 아시아축구를 양분해온 극동세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지난 80년대후반의 중동사태와 90년대초 걸프전 등을 거치면서 스포츠의 약화, 특히 축구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이란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세가 이번대회를 통해 UAE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제2의 모래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아부다비〓李賢斗기자」 이번 대회 예선을 모두 치른 12일 현재 3개조중 A조는 UAE와 쿠웨이트가 조1, 2위로, B조는 이란 사우디 이라크가 조1, 2, 3위로 각각 준준결승에 오르는 등 대회8강전에 중동 5개팀이 진출했다. 이들중 특히 이란의 재도약은 눈부시다. 이란은 11일 열린 경기에서 중동의 최강자로 꼽히는 사우디를 3대0으로 완파하며 70∼80년대 강자다운 면모를 되살렸다. 또 지난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예선이후 하강세를 거듭하다 걸프전을 거치면서 추락했던 쿠웨이트도 전 체코대표팀감독을 영입, 전력을 강화해 올 걸프컵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이번대회에서 한국을 2대0으로 완파하는 등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있다. 지난 86년 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이라크도 전쟁의 상흔을 씻어내며 이란(1대0)과 태국(4대1)을 꺾고 다시금 강호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극동세는 지난 92년 이대회 우승팀인 일본이 여유있게 8강전에 올랐을뿐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3회연속 진출의 기록을 세운 한국과 94년 아시아경기 우승팀 우즈베크에 0대2로 패한 12억인구의 중국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이라크와 동반 진출한 이래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UAE와, 94년 미국 월드컵은 사우디와 함께 아시아를 대표해 나갔으나 이번대회에서 졸전을 거듭,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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