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아이의 엄마인데 7개월전 뜻하지 않게 또 아기 엄마가 됐다. 누군가 우리집 앞에 아기를 놓고 간 것이다. 세상의 빛을 본지 불과 5일밖에 안된 핏덩어리 아기였다.
뜻밖의 업둥이를 안고 살펴보니 짤막한 내용의 쪽지가 나왔다. 아이를 꼭 데리러 올테니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대단히 죄송하다는 글이었다. 어찌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얼마나 딱한 사정이기에 이렇게 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하루하루 기다리면서 키우는 속에 어느덧 7개월이 흘렀다. 아직 출생신고도 못하고 기다리면서 있는데 아기가 자라면서 몇차례 감기와 설사병에 걸렸다.
아픈 마음에 아기를 안고 소아과를 찾았다. 출생신고가 안돼 의료보험증이 없었다. 일반으로 접수를 시키고 진료를 한 뒤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의사 선생님은 『언제든지 오세요』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힘이 드냐고 하면서 위로까지 해주었다.
그 이후 몇차례 갈 적마다 정성껏 진료하며 자상하게 아기의 건강을 체크해 주었다. 물론 진료비도 무료로 해주었다.
이 삭막한 세상에 밝은 빛을 보는 듯했다. 우리 부부는 언제나 인천 성림동의 강윤호소아과 원장님과 간호사들에게 감사한다.
조 흥 자(인천 동구 송림4동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