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일본 「망언의원」들의 당선

입력 1996-10-22 20:04수정 2009-09-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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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끝난 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우리의 관심사중의 하나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물의발언을 했던 이른바 「망언의원」들의 당락 동향이었다. 결론부터 말해 이들 의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무난히 전원 당선됐다. 종군위안부를 「상행위(매춘행위)」라고 망언했던 오쿠노 세이스케(奧野誠亮·자민)「밝은 의원 연맹」회장, 식민통치 미화발언을 한 에토 다카미(江藤隆美·자민)전총무청장관, 태 평양전쟁의 침략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던 시마무라 요시노부(島村宜 伸·자민)전문부상…. 여기에다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뭐가 잘못됐느냐』고 강변한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관방장관 등 전원이 거뜬히 금배지를 달았다. 지역기반이 탄탄한 거물들인데다 일본유족회 등 우익단체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실제 선거과정에서 과거사문제는 아예 논쟁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과 거사문제를 건드려봐야 득이 안된다」는 판단에다 「다른 중요 현안을 언급하기도 바쁜 터에…」라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신진당과 민주당은 명확한 과거청산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현재 진행중인 새 연정구성을 위한 각당간 협의에서도 이 문제는 뒷전에 밀려 있는 형편이다. 이번 선거에 각당이 입을 모아 외친 중심단어는 「21세기의 비전」. 그러나 일본 자신의 정체성과 직결된 과거사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21세기의 미래상을 어떻게 그 려낼 수 있는 지 의문이다. 특히 이같은 분위기가 「과거사문제는 아무래도 좋다」는 젊은 세대의 의식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면 큰 일이란 생각이다. 무지와 무관심이 오히려 강경우익보 다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동 관 <동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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