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통산 8회 우승을 노리는 해태 타이거즈가 사사구를 남발한 현대 유니
콘스를 꺾고 다시 한발 앞서나갔다. 해태는 19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96프로야구 한
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잠수함 투수 이강철이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완투
하고 대타 이경복의 적시타 등 4안타와 볼넷 10개로 5득점하면서 현대 유니콘스를 5
-0으로 완파했다.
해태는 이날 승리로 2승1패를 마크, 4시간35분의 연장 11회 접전끝에 1점차로 패
한 2차전에서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대망의 정상 등극에 2승을 남겼다.
해태는 1회와 4회 2사후 연속적으로 볼넷을 골라 만든 1,2루 찬스에서 후속타가
침묵해 득점치 못하는 등 4회까지 볼넷 4개만 얻다가 5회 2루타 2개를 집중시켜 승
리했다.
해태는 5회초 1사후 김종국의 좌월 2루타와 이종범의 볼넷으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든 뒤 대타 이경복이 바뀐 투수 김홍집의 슬라이더를 때려 좌익수 키를 넘기는 2
루타로 만들어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달아났다.
해태는 대세가 기운 9회초 1사 1,3루에서 김종국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3-0으
로 점수차를 벌린 뒤 이종범이 고의사구를 골라 만든 만루에서 박재벌의 몸맞는 공,
이호성의 볼넷으로 안타없이 2점을 보태 현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현대는 1회초 선두타자 김인호의 2루타성 타구가 해태 우익수 이호성의 호수비에
걸리는 등 행운도 따르지 않았다.
현대는 5회말에서야 1사 1,2루의 득점 찬스를 처음 맞았지만 대타 장정석과 9번타
자 박진만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고 8회 1사 1루 윤덕규 타석에서 시도한 치고달리
기 작전이 이종범의 절묘한 수비에 걸려 병살타가 됐다.
현대는 『야구는 9회말 부터』라는 말을 상기시키려는듯 1사후 2안타와 이종범의
실책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어 홈 관중들에게 한가닥 역전 희망을 안겨줬지만 김상국
이 내야땅볼, 하득인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완패했다.
이날 현대가 기록한 볼넷 10개는 한국시리즈에서 연장전을 제외하고 정규이닝에서
기록한 최다(종전 9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