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의 기술’ 백플립…말리닌, 28년만에 올림픽서 다시 꺼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8일 14시 53분


‘쿼드의 신’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말미 백플립을 구사하고 있다. 밀라노=AP뉴시스
‘쿼드의 신’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말미 백플립을 구사하고 있다. 밀라노=AP뉴시스
‘쿼드의 신’ 일리야 말리닌(22·미국)이 왼발로 빙판을 딛고 도약해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를 돌아 양발로 착지했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금기의 기술’로 통했던 ‘백플립’이 50년 만에 합법적으로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말리닌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 팀이벤트(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번째 연기 요소였던 스텝 시퀀스 도중 백플립을 구사했다.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팬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전까지 올림픽에서 백플립을 합법적으로 구사한 선수는 테리 쿠비츠카(70·미국) 한 명뿐이었다. 쿠비츠카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인 1976년 인스브루크 대회 때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마지막 점프로 백플립을 선보였다. 그러자 유럽 출신 백인 중장년 남성이 주도하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아이스쇼에나 어울리는 저급한 기술’이라면서 백플립 같은 공중제비 기술을 금지했다. 부상 방지도 이유로 들었다. 이 기술을 성공해도 2점 감점이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 때 수리야 보날리(53·프랑스)도 여자 싱글 프리에서 백플립을 구사한 적이 있다. 보날리는 공식 경기에서 4회전 점프를 처음 성공한 여자 선수였지만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인 이 대회 때는 부상 탓에 3회전 점프도 제대로 뛰지 못했다. 이에 프로그램상 마지막 점프였던 트러플 러츠 대신 백플립을 선택했다.

‘쿼드의 신’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밀라노=AP뉴시스
‘쿼드의 신’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밀라노=AP뉴시스
백플립의 족쇄가 풀린 건 김재열 회장(IOC 집행위원)이 비(非)유럽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SU 수장이 된 다음이었다. 2024년부터 백플립은 합법적인 기술이 됐다. 다만 감점 대상은 아니지만 기술 점수도 따로 없어 고득점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말리닌은 이를 알면서도 백플립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싶어서”라고 했다. 말리닌은 이날 98.00점으로 가기야마 유마(23·일본·108.67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피겨 프린스’ 차준환(25)은 이날 트리플 악셀이 무효 처리되면서 참가 선수 10명 중 8위(총점 83.53점)에 그쳤다. 한국은 쇼트프로그램·리듬댄스 7위로 상위 5개국에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프리댄스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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