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왼쪽)가 14일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딸 포피(가운데)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 에리카 스톨. 오거스타=AP 뉴시스
안재형 한국실업탁구연맹 회장꿈에 그리던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로리 매킬로이(36)는 우승을 차지한 뒤 딸 포피(5)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매킬로이는 시상식에서 딸에게 꼭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어.”
매킬로이에겐 포피가 ‘복덩이’인 것 같다. 포피는 올해 마스터스를 앞두고 그 누구보다 긴장하고 있을 아빠를 미소짓게 했다. 포피는 개막 전날 열리는 전통 행사인 ‘파3 콘테스트’에서 명장면을 만들었다. 홀까지 7m가량 남은 상황에서 아빠의 퍼터를 잡은 포피는 공을 ‘툭’ 하고 건드렸다. 곧 멈출 것 같던 공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계속 구르더니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떨어졌다.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고, 매킬로이는 환하게 웃었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를 아쉽게 마쳤다. 14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낚으며 순항하다 15번홀(파5)과 17번홀(파4)에서 잇달아 더블보기를 하며 이븐파(72타)에 그쳤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2라운드부터 반등을 시작해 결국 그린재킷의 주인이 됐다. 매킬로이가 충격의 1라운드를 마친 뒤 혼자 숙소에 있었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을까. 매킬로이는 “1라운드를 마치고 포피가 잠들기 전에 (숙소로) 가려고 서둘렀다. 그 덕분에 골프 생각은 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매킬로이는 포피로부터 “아빠는 유명한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매킬로이는 “포피가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나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것 같다. 이제야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포피는 이제 아빠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알게 됐을 것 같다.
딸의 환상적인 퍼트로 시작한 올해 마스터스는 아빠의 감동적인 챔피언 퍼트로 막을 내렸다. 어쩌면 포피의 퍼트가 매킬로이의 우승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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