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부터 우규민까지, 돌고 돌아 다시 만난 프로야구 인연들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7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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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동기 류현진·이재원, 한화서 재회
LG 출신 우규민·박경수·박병호 KT서 뭉쳐

돌고 돌아 다시 만난 특별한 인연이 2024시즌 프로야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연은 한화 이글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투수 류현진과 포수 이재원이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 함께 뛰었던 이들이 프로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는 건 처음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자주 함께 언급된 사이다.

류현진과 이재원은 2006년 드래프트 동기다. 당시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이재원은 인천고 소속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다. 그해 인천 지역 선발권을 갖고 있던 SK는 이재원을 1차 지명으로 택했다. 류현진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받은 팔꿈치 수술이 약점이 돼 이재원에게 밀렸다.

그러나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류현진이 데뷔 첫 시즌부터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최다 탈삼진)에 오르면서 SK의 선택은 더 큰 주목을 끌게 됐다.

류현진이 빠르게 ‘특급 투수’로 올라서면서 이재원은 꾸준히 비교대상에 올랐다. 팬들 사이에선 ‘류거이’(류현진 거르고 이재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그렇게 엇갈렸던 둘의 인연은 2024년 한화에서 다시 이어졌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2013년 미국으로 떠났던 류현진은 빅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한화에 돌아왔다. 이재원은 지난해 말 SSG에서 방출된 후 한화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류현진의 불펜 피칭을 이재원이 받으며 둘의 재회를 실감케 했다.

KT 위즈에서 이뤄진 만남도 의미 있다. KT는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투수 우규민을 지명했다.

2003년 LG 트윈스 2차 3라운드로 데뷔해 삼성 라이온즈를 거친 우규민은 3번째 팀에 몸담게 됐다.

KT에서 우규민을 가장 반긴 이들은 LG 시절 함께했던 박경수와 박병호다. 이들은 모두 LG가 큰 기대를 걸었던 유망주 출신이다.

우규민과 동기인 박경수는 2003년 1차 지명으로, 박병호는 2005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성했다.

이들은 큰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프로로 넘어왔지만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LG의 긴 암흑기 시절을 함께하다 헤어졌다.

그리고 뒤늦게 야구 인생을 꽃피웠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된 후 홈런왕으로 우뚝 섰다. 잠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2022년 KT로 팀을 옮긴 뒤 생애 여섯 번째 홈런왕을 차지했다.

2015년 ‘막내 구단’ KT로 이적한 박경수는 2021년 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던 우규민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불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서른을 훌쩍 넘어 선수로는 황혼기에 접어든 시점, KT 유니폼을 입고 재회한 이들은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14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김민성도 눈길을 끈다.

2007년 2차 2라운드로 롯데 지명을 받았던 김민성은 2010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돼 팀을 떠났다. 그리고 지난달 LG 트윈스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계약 후 트레이드)로 ‘친정팀’ 롯데와 재회했다.

유망주로 롯데를 떠났던 김민성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베테랑 타자가 됐다.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해 ‘우승팀’ LG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올 시즌 김민성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김민성의 활약에 롯데의 반등도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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