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찾은 장미란 차관에…“언니” 부르며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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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16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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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에 방해될까봐 말도 못 걸겠다" 선수 배려
태권도장서 신발 벗어…역도 대표들 "언니" 외쳐

역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았다.

선수촌 생활을 익히 아는 장 차관은 선수들의 훈련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워하는 기색도 내비쳤다. 국가대표 후배인 선수들은 장 차관의 방문을 이례적으로 환영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장 차관은 16일 오전 충북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2022 항저우 하계아시아경기대회 개막(9월 23일)을 한 달여 앞두고 훈련 중인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했다.

장 차관이 진천 선수촌을 찾은 것은 2008년 12월 기공식 행사에서 사회를 본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선수촌 내 행정센터를 나선 장 차관은 가장 먼저 수영장을 찾았다. 이정훈 수영 경영대표팀 총감독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장 차관은 김우민, 이호준 등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선수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수영 대표팀 베테랑 김서영과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최근 뺑소니 의심사고에 휘말렸던 황선우는 훈련에 집중했다.

선수 시절 고위 인사 방문을 경험했던 장 차관은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노심초사했다. 장 차관은 “선수 때 누가 온다고 그러면 훈련에 방해될까 봐(걱정했다)”라며 “가서 보고 말도 걸고 싶고 그런데 방해될까 봐 못 걸겠다”고 말했다.

장 차관은 장재근 진천 선수촌장과 대화를 나누며 추억에 젖기도 했다. 수영장에서 태권도장으로 이동하는 사이 장 차관은 태릉선수촌 식당 직원이 이곳에서도 일하는지 물었다.

장 차관이 “태릉 식당에 계셨던 아주머니들은 여기까지는 안 되는 거죠”라고 묻자 장 촌장은 “한 여사분이 태릉에 있을 때 막내였던 분인데 지금은 최고참”이라고 답했다. 장 차관은 또 “태릉에서는 비가 오다가도 새벽 운동시간이 되면 비가 그쳤다”며 옛일을 떠올렸다.

태권도장에 도착한 장 차관은 신발을 벗고 훈련장에 들어섰다. 장 차관은 선수들을 향해 “역도장과 태권도장이 멀지 않아서 밖에서만 봤는데 오늘 훈련시간에 들어와서 보니까 좀 새롭다”며 “아무튼 준비 잘해서 목표한 바 잘 이루길 바라겠다”고 격려했다. 장 차관은 선수 시절 알고 지낸 한진선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가장 큰 박수가 나온 훈련장은 역시 역도장이었다. 김수현은 장 차관에게 “언니, 사인해주세요”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훈련장을 둘러본 장 차관도 “저도 운동복을 좀 갖고 올걸 그랬나봐요”라며 “백스쿼트도 하고 용상도 좀 해볼 걸 그랬나보다”라고 언급했다.

역도 후배 선수들과 악수도 나누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원래 예정보다 미뤄져서 여러분들 준비하는 데 차질이 있었을 텐데 누구에게나 똑같은 상황이니까 불리한 것 생각하지 말고 준비한 만큼 해달라”며 “준비시간이 길었으니까 좋았던 장점들을 생각하면서 부상 입지 않고 훈련하면서 여러분들이 목표한 기록을 잘 달성하길 바라겠다”고 당부했다.

다음 방문 장소인 배드민턴장에서 장 차관은 선수들의 부상을 걱정했다. 그는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부상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며 “긴장이 살짝 풀어졌을 때 부상이 예기치 않을 때 오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몸 풀 때, 또 운동하고 나서 쿨다운할 때 신경써서 잘해달라”고 조언했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경쟁에서 탈락한 김소영과 여자단식 세계 1위에 등극한 안세영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선수촌 방문을 마친 장 차관은 “1주일에 두세 번은 밤에 (역도)운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역도장은 새롭지 않아서 익숙했다”며 “정말 운동복 갖고 와서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운동해보고 싶다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선수들 훈련에 방해되면 안 되니까 참았다”고 말했다.

또 “사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갔다오고 나서 은퇴 후 진천선수촌은 오늘 처음 와봤다. 시설도 태릉선수촌과 매우 다르고 선수들도 많이 달라져 있다”며 “그런데 선수 때 지도자였던 분들을 뵈어서 반갑다. 오늘 오기 전에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왔는데 와서 보니까 더 마음이 새롭고 선수 때 생각도 난다”고 돌이켰다.

선수촌 기공식 당시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장 차관은 “베이징 올림픽 갔다오고 나서 12월에 진천선수촌 기공식을 한다고 해서 사회를 보러 왔는데 너무 허허벌판이었다”며 “지금 이렇게 대단한 건물들이 있고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이렇게 좋은 시설들이 갖춰져 있으니까 진짜 새롭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렇게 새로운 곳에서 선수들이 좋은 훈련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에 그 이전보다 좋은 성적이 기대가 된다”며 “그런 역할을 선수와 지도자분들이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진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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