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37), 박경수(39), 김상수(33), 황재균(36)까지. KT 위즈의 주전 내야수는 평균연령 36.3세로 ‘압도적 연령’을 자랑한다. ‘에이징 커브’(aging curve)에 대한 우려가 나올법도 한 시점이지만 이들은 공수에서 여전한 경쟁력을 발휘하며 최근 팀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다.
KT는 3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33승2무37패로 7위에 올라있다. 5월 말까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6월 15승8패(0.652)로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KT의 상승 요인 중 하나는 타격이다. 간판타자 강백호가 전력에서 빠져 있음에도 6월 월간 팀타율 0.282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야수 대부분 타격감이 올라왔지만 이 중에서도 ‘내야 4인방’이 각기 자리에서 제몫을 해주며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KT 위즈 황재균. /뉴스1 DB발가락 부상으로 5월 한 달을 쉰 뒤 6월에 복귀한 황재균의 방망이가 가장 뜨겁다. 황재균은 6월 한 달 동안 22경기에서 0.395(86타수 34안타)로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둘렀다. 6월 월간 타율이 리그 전체 1위다.
예전과 같은 장타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빼어난 콘택트 능력과 녹슬지 않은 주루플레이로 많은 안타를 생산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프시즌 FA로 이적한 김상수도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당초 수비에서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타격에서도 ‘회춘’한 모습이다. 올 시즌 0.298의 타율로 3할에 근접한 기록이며 최근 10경기에선 0.351로 감이 더 좋다. 시즌 초반 하위타순에 배치되던 김상수는 최근엔 1-2번의 테이블세터에 배치되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해 최고령 홈런왕을 거머 쥔 4번타자 박병호도 서서히 감을 찾고 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는데 최근 10경기 타율이 0.324로 상승 곡선이다. 시즌 홈런이 6개 뿐인 장타력이 아쉽지만 타격감을 찾아가다보면 장타도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박병호의 믿음이다.
KT 위즈 박경수. /뉴스1 DB불혹에 가까운 나이인 박경수도 힘을 내고 있다. 최근 이호연의 부상으로 오윤석, 장준원 등과 함께 2루수 자리를 커버하고 있는데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전에선 7회 추격의 1타점 2루타를 때렸으며 2일 NC전에서도 3타수 2안타의 멀티히트로 팀의 시리즈 스윕에 공헌했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흠이 없다. 3루수 황재균은 지난달 팀 사정상 몇 차례 유격수로 출전하는 일이 있었고 김상수도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한다. 1루수 박병호와 2루수 박경수도 젊었을 때부터 수비가 좋은 것으로 유명했는데 수비 실력이 녹슬지 않은 모습이다.
KT 위즈 박경수. /뉴스1 DB워낙 경험이 출중하다보니 웬만한 상황에 무리없이 대처하고 선수들 간 호흡도 빼어나다. KT는 현재까지 팀 실책이 51개로 최소 4위다.
이강철 KT 감독은 “나이 계산을 해보니 140살이 넘더라. (김)상수도 적지 않은 나이인데 여기에선 막내”라며 웃어보였다.
3루수 황재균도 “내 나이 정도되면 어디 가도 최고참일텐데 우리 팀은 그렇지 않다. 90년대생인 (김)상수는 끼워주기도 어렵다”면서 “나이든 선수들끼리 으쌰으쌰 힘을 내고 있다. 서로 힘든 게 있어도 이해를 해줘야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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