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감독들 재기무대 되나…하락세 겪는 클린스만 부상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24일 10시 56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독일 축구 전설적인 선수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59)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어 클린스만까지 감독 경력에 위기를 맞은 이들이 연이어 한국 대표팀을 통해 반등을 꾀하는 모양새다.

선수 시절 ‘금발의 폭격기’로 불리면서 공격수로 유명세를 떨쳤던 클린스만은 감독직을 맡은 뒤 초중반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현재는 인기가 하락세를 겪고 있는 인물이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과 유로1996에서 우승을 경험한 뒤 2003년 은퇴한 클린스만은 독일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 토론토, 미국 대표팀, 헤르타 베를린 등을 차례로 맡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조국 독일을 3위에 올렸다. 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을 맡으면서 팀을 2013년 골드컵 정상에 올려놨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미국을 16강에 올렸다.

문제는 그 이후다. 클린스만이 이끌던 미국은 2015년 골드컵 4위에 그치며 200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 초반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연이어 졌고 미국축구협회는 2016년 11월 클린스만을 경질했다. 감독 교체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10년 월드컵과 2014년 월드컵에서 연이어 본선 16강에 올랐던 미국으로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미국 대표팀에서 쫓겨난 클린스만은 2019년 11월 조국 독일에서 헤르타 베를린의 감독을 맡아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성적에 대한 비판을 받자 10주 만인 2020년 2월 개인 누리소통망(SNS)에 글을 올리고 그만뒀다.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설화에 휘말린 적도 있다. 지난해 2022 카타르월드컵 때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활동한 클린스만은 대회 도중 이란이 조별리그에서 웨일스를 이기자 “이란은 심판을 조종했다. 그들은 선심과 대기심에게 계속해서 뭔가를 말한다. 우리가 보지 못한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이것이 그들의 문화”라고 비난했다. 대표팀 감독은 말 한 마디가 중요한 자리인 만큼 언행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클린스만이 한국 대표팀을 맡을 경우 하락세로 접어든 감독 커리어를 부활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는 벤투 감독과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벤투 감독은 2010년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맡았다. 부임 2개월 만에 라이벌 스페인을 4-0으로 대파하는 등 지도력을 과시한 벤투는 유럽 축구대항전인 유로2012에서 조국을 4강에 진출시켰다. 포르투갈은 4강에서 우승팀인 스페인에 승부차기로 아쉽게 패했다.

벤투는 포르투갈을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켰지만 조별리그에서 미국에 골득실에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이후 감독 생활에 위기가 시작됐다.

벤투 감독은 이후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중국 충칭리판에서 짧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이후 부임한 한국에서 월드컵 16강을 달성하면서 극적으로 부활했고 월드컵 이후 여러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 자리가 하락세에 접어든 감독들이 재기를 노리는 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으론 상승세를 타는 감독 대신 부진한 감독들이 관심을 보이는 자리가 됐다는 측면에서 대한축구협회와 축구계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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