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양궁 2관왕 장혜진 은퇴…“울면서 초코파이 먹는 기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1일 21시 48분


22일 개막 협회장기 대회 마지막 출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양궁 2관왕 장혜진(35·LH)이 은퇴한다.

장혜진은 22일부터 엿새간 울산문수국제양궁장에서 열리는 대한양궁협회장기 대학·실업대회 출전을 마지막으로 활을 내려놓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활을 처음 잡은 지 25년 만이다. 장혜진은 “10월에 출산할 예정이어서 은퇴를 결심했다”며 “은퇴 이후의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지만 양궁과 관련된 여러 일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달 뒤 태어날 2세가 자라면서 양궁에 관심을 보인다면 가르쳐 주고 싶다”고도 했다.

장혜진은 은퇴를 앞둔 소감을 전하면서 “울면서 초코파이를 먹는 기분”이라고 했다. 힘든 선수생활에서 벗어나게 된 건 좋지만 활을 완전히 내려놓는다는 건 슬프기도 하다는 것이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땐 “배고플 때 초코파이를 먹는 기분”이라고 말했었다. 장혜진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초코파이다.

장혜진은 늦게 빛을 본 대기만성형 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97년에 양궁을 시작했는데 23세이던 2010년에야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대학을 졸업한 뒤였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최미선(26)은 고교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뽑혔었다. 장혜진은 “어린 시절 남들이 ‘네가 할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도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며 “선수로서 남긴 게 있다면 나처럼 늦되는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진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해 눈물을 흘렸다. 3위까지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4년 뒤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해 기회를 잡은 장혜진은 리우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대한양궁협회는 협회장기 대학·실업대회 첫날인 22일 장혜진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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