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앉을수록 좋다” 반만 맞았다…앉는 시간 늘려야 하는 사람은?[노화설계]

  • 동아닷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건강에 해롭다는 보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반대로 앉아 있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도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업이나 건설 노동자처럼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골병 든다”는 말을 한다. 하루 종일 몸을 쓰니 건강할 것 같지만, “노동과 운동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다. 오히려 반복적인 육체노동은 몸에 부담을 주고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성인 4만여 명을 12년 가까이 추적한 연구에서는 하루 약 4시간 앉아 있는 사람들의 건강 결과가 가장 좋았으며, 특히 하루 2시간 미만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에서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는 ‘앉는 시간을 줄이고 더 많이 움직이라’는 공중 보건 권고에 어긋나는 결과다.

연구진은 이들 상당수가 농업·건설업 종사자 및 도시 육체노동자라는 점에 주목하며, 육체노동자에게는 추가 운동보다 충분한 휴식과 회복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학술지 ‘스포츠·건강 과학 저널(Journal of Sport and Health Science)’에 논문을 발표한 중국 연구진은 중국 12개 성의 도시와 농촌 지역에서 35~70세 성인 4만1733명을 모집해 11.9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설문으로 조사한 참가자들의 하루 앉아 있는 시간 중앙값은 약 3시간에 불과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에서 수행된 연구들에서 보고된 6~9시간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분석 결과 앉아 있는 시간이 짧을수록 건강 지표가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루 앉아 있는 시간과 사망 및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에는 ‘J자형 관계’가 나타났다. 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난 지점은 하루 약 4시간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더 짧거나 길어질수록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하루 2시간 미만과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들에서 건강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하루 4시간 미만으로 앉아 있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농업, 건설업, 도시 숙련 노동자 등 육체적으로 힘든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하루 2시간 미만 앉는 집단의 60% 이상이 농업·건설업 종사자였다. 반면 하루 8시간 이상 앉는 집단에서 육체노동자 비율은 23%에 그쳤다.

연구진은 ‘신체활동 역설(physical activity paradox)’이라는 개념으로 이러한 결과를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지만, 생계를 위해 수행하는 장시간 육체노동은 비록 활동량은 많더라도 건강을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운동과 같은 효과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부가 온종일 밭일을 하거나 건설 노동자가 장시간 망치질을 하거나 자재를 나르는 것은 신체활동이긴 하지만, 사무직 근로자가 여가 시간에 하는 운동과 달리 충분한 회복 없이 반복되는 노동이라는 점에서 신체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육체노동자에게 더 필요한 것이 추가 운동이 아니라 충분한 회복과 휴식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연구진이 컴퓨터 기반 시간 대체 모델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하루 4시간 미만으로 앉는 사람들은 신체활동 또는 장시간 수면 30분을 앉아서 쉬는 시간으로 바꿨을 때 전체 사망 위험이 4~10%, 사망과 주요 심혈관질환을 합친 복합 위험은 4~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직 근로자에게는 앉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하루 종일 몸을 쓰는 노동자에게는 오히려 앉아서 적절히 쉬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건강에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장시간 수면을 앉는 시간으로 대체하면 건강 결과가 향상된다는 모델링 결과를 두고 “잠을 줄여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장시간 수면은 여러 연구에서 만성질환이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 저하와 관련된 지표로 보고 돼 왔다. 장시간 수면 자체가 건강 악화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육체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과 회복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물론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의 해로움은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하루 4시간 넘게 앉아 있는 사람의 경우 앉아 있는 시간 30분을 신체활동으로 바꾸면 사망 및 주요 심혈관질환 복합 위험은 3~4%, 전체 사망 위험은 6~7%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무직 근로자나 은퇴자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덜 앉고 더 움직이라’는 기존 권고가 유효하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공중보건 지침이 더 이상 ‘앉아 있는 시간은 적을수록 좋다’는 단순한 메시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직업과 생활 방식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앉는 시간을 줄이도록 권장하고, 신체적으로 힘든 일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적당한 앉기가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16/j.jshs.2026.101140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