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달고도…심석희는 좀처럼 웃지 못했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8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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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비하와 험담으로 물의를 빚은 이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나선 심석희(25·서울시청)의 표정은 시종일관 어두웠다.

2022~2023시즌 대표팀 승선에 성공했다는 기쁨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심석희는 8일 서울 노원구 태릉실내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제37회 전국남녀 종합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22~2023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에서 점수 합계 73점을 얻어 2위에 올랐다.

1차 선발전에서 54점으로 3위에 올랐던 심석희는 1·2차 선발전 순위 점수 합계 97점을 얻어 종합 3위를 차지, 2022~2023시즌 태극마크를 다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순위 3위 이내 상위 선수 남녀 1명씩 자동 선발한다는 규정에 따라 세계선수권 여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한 최민정(성남시청)과 남자부 3위에 오른 이준서(한국체대)가 자동 선발된 상태다.

1·2차 선발전 남녀부 종합 1, 2위까지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출전 자격을 얻는다.

심석희는 개인전 출전이 좌절됐지만, 2022~2023시즌 월드컵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 계주 멤버로 뛰게 됐다.

심석희는 대회 후 인터뷰에 나섰다. 그가 인터뷰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동료 험담 및 비하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었다. 약 2년 만의 인터뷰 자리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동료 험담, 비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심석희는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로 인해 올해 2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 승선에 성공하고도 심석희는 좀처럼 웃지 못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질문이 나온 뒤 한참 후 힘겹게 답변을 했고, 인터뷰 도중 “조금 쉬었다가 하겠다”며 잠시 자리를 뜨기도 했다.

소감을 묻는 말에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주변 분들과 같은 소속팀 선수들이 도와주셨다”고 답한 심석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죄송해요. 오랜만이어서”라며 잠시 숨을 골랐다.

이어 “주변의 도움으로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었다. 선수들과 즐겁게 좋은 경기를 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끝난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이후 한 달 만에 대표 선발전에 나서게 된 심석희는 “시간이 다소 촉박했다. 하지만 경기 당일까지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청에 합류해 함께 훈련하게 된 베테랑 이정수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냐는 질문에 심석희는 “항상 아낌없이 조언해 주는 선배다. 많이 배우면서 훈련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경기적인 측면에 대해 조언해줄 뿐 아니라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많이 북돋워주셨다”고 전했다.

‘힘든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뭐냐’는 질문을 받은 심석희는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잠깐만 쉬었다가 할게요. 죄송합니다”라더니 잠시 자리를 비웠다.

다시 돌아온 심석희는 숨을 고른 후 “가족과 저를 믿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잘 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심석희는 2022~2023시즌에도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과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야 한다.

심석희가 험담과 비하를 동료 중 한 명이 최민정이다. 심석희는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이후 대표팀에서 배제됐다. 심석희의 거듭된 사과에도 최민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계를 마친 심석희가 대표팀에 복귀한 후에도 둘은 접촉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000m 계주 시상식에서도 최민정과 심석희의 냉랭한 관계가 드러났다. 최민정과 동료들이 금메달의 여운을 만끽하는 동안 심석희는 어색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땅만 바라봤다.

최민정이 대표팀으로 자동 선발된 가운데 심석희도 태극마크를 달면서 둘의 불편한 동거가 다음 시즌에도 계속되게 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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