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리버풀… 꿈만 꾸던 ‘쿼드러플’ 앞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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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흐 멀티골로 맨유 4-0 완파… 맨시티 제치고 EPL 선두도 탈환
2월 리그 카라바오컵 우승했고, 챔스 4강행에 FA컵은 결승 진출
양팀 팬, 아들 잃은 호날두 위로… 전반 7분 되자 일제히 1분간 박수

쌍둥이 출산 중 아들이 사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를 위로하기 위해 호날두의 등번호 7에 맞춰 전반 7분 박수를 보내는 리버풀과 맨유 팬들. 리버풀=AP 뉴시스
쌍둥이 출산 중 아들이 사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를 위로하기 위해 호날두의 등번호 7에 맞춰 전반 7분 박수를 보내는 리버풀과 맨유 팬들. 리버풀=AP 뉴시스
올 시즌 ‘쿼드러플(quadruple)’에 도전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리버풀이 20일 안방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두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승점 76(23승 7무 2패)이 된 리버풀은 이날 경기가 없던 맨체스터 시티(승점 74·23승 5무 3패)와 순위를 맞바꿨다. 이날 현재 리버풀은 6경기, 맨체스터 시티는 7경기가 남았다. EPL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의 공격수 무함마드 살라흐(30)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골을 몰아넣으며 시즌 22호 골을 기록해 2위 손흥민(30·토트넘)과의 격차를 5골로 벌렸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하늘이 도와야 이룰 수 있다’고 할 만큼 어려운 쿼드러플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이후로 약 6개월 만에 EPL 1위가 된 리버풀은 2월 첼시와의 잉글랜드풋볼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11-10으로 이겨 트로피 1개를 챙긴 상태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강에 진출해 있다. 축구협회(FA)컵대회 결승에도 올라 있어 다음 달 첼시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손흥민과 5골 차로… ‘요가 세리머니’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가 20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안방경기에서 후반 40분 4-0을 만든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요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발을 오른쪽 다리 무릎 근처까지 올리고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는 살라흐 특유의 세리머니다. 요가에서 이 자세는 ‘나무(The 
tree)’로 알려져 있는데 살라흐는 팀에 대한 헌신의 의미로 이런 세리머니를 한다. 리버풀=AP뉴시스
손흥민과 5골 차로… ‘요가 세리머니’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가 20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안방경기에서 후반 40분 4-0을 만든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요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발을 오른쪽 다리 무릎 근처까지 올리고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는 살라흐 특유의 세리머니다. 요가에서 이 자세는 ‘나무(The tree)’로 알려져 있는데 살라흐는 팀에 대한 헌신의 의미로 이런 세리머니를 한다. 리버풀=AP뉴시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말하는 쿼드러플은 자국 정규리그와 리그 컵대회, FA컵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한 시즌에 4개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정규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슈퍼컵이나 각 대륙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끼리 대결하는 클럽월드컵 트로피도 쿼드러플에 포함하는 경우가 있지만 눈이 높은 대부분의 유럽 축구팬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동안 유럽 축구 5대 리그로 통하는 EPL과 프리메라리가(스페인), 분데스리가(독일), 세리에A(이탈리아), 리그1(프랑스)에서는 유럽 축구팬들이 말하는 ‘트루(true) 쿼드러플’이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슈퍼컵이나 클럽월드컵 조합의 쿼드러플은 몇 차례 있었다. 스코틀랜드 리그의 명문 클럽 셀틱이 1966∼1967시즌에 ‘트루 쿼드러플’을 달성한 것이 유일하다.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리버풀의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31)도 1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쿼드러플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이유가 있다.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모두가 꿈꾸는 일이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20일 리버풀의 안방인 안필드를 찾은 관중은 경기 시작 후 전반 7분이 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를 위해 1분간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최근 그의 연인이 쌍둥이 출산 중 아들을 잃은 것을 위로한 것이다.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팬들은 그의 등번호 7에 맞춰 전반 7분이 되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리버풀 팬들은 호날두의 유니폼을 내걸고 리버풀 대표 응원가 ‘You‘ll Never Walk Alone’(당신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을 부르기도 했다. 양 팀 선수들은 호날두의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검은색 밴드를 팔에 착용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리버풀#쿼드러플#요가 세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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