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최준용’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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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6년 만에 프로농구 최고봉… “노력 부족” 꼬리표 완전히 떼고
전경기 출장 등 최강 SK 선봉에… 신인상은 모비스 2년차 이우석

“데뷔하면 신인상도 받고 이듬해 최우수선수(MVP)도 될 줄 알았는데….”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국내 MVP에 뽑힌 최준용(28·SK)은 “이 자리까지 오는 데 오래 걸렸다”는 말로 운을 띄웠다. “프로에 와서 돈을 벌고 놀다 보니 주춤했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은 그는 “위에 올라오니 내려갈 두려움이 사라졌다. 내려가도 다시 올라올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기자단 투표(유효 109표)에서 104표를 얻은 그는 데뷔 6년 만에 국내 최고로 인정받았다.

2016년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최준용은 200cm의 장신에 포인트 가드부터 파워포워드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대학 시절부터 단골 국가대표였다. 국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서면 소위 앞 선부터 200cm에 가까운 장신 가드들이 막아 키 180cm대의 국내 가드들이 공격을 풀어가는 데 애를 먹었는데, 최준용이 포인트 가드를 하며 활로를 풀 때가 많았다.

하지만 재능에 비해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따랐다. 문경은 전 SK 감독으로부터 “기본적인 웨이트트레이닝도 하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지난해까지 한 번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끼’가 많아 팬 서비스를 잘했지만 때로는 지나쳐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번 시즌 ‘전희철호’가 출범한 후 최준용은 달라졌다. 전희철 SK 감독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를 할 때 갑자기 나타나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치는 등 기행은 여전했지만 돌출행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모든 힘을 코트에 쏟아부었다. 이번 시즌 평균 16.0득점, 5.8리바운드, 3.5도움을 기록했다. 득점과 도움 모두 ‘커리어 하이’다. 김선형, 자밀 워니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일이 많았지만 전 경기를 출전하며 팀의 중심을 확실히 잡았다. 감독상을 받은 전 감독도 “시즌 전만 해도 최준용은 ‘물음표’였는데 준용이가 ‘느낌표’로 바꿔줬다”고 했다.

신인왕은 현대모비스의 이우석(23)에게 돌아갔다. 2020년 출전 가능 경기 수의 50% 미만을 출전한 신인에 대해 2년 차에게도 신인 자격을 주도록 규정이 바뀌었는데, 이번 시즌 2년 차를 맞은 이우석이 바뀐 규정의 첫 수혜자가 됐다. 이우석은 “양동근 코치님(2005년) 이후 (현대모비스 출신 신인왕이) 처음이다. 제가 양 코치님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농구#정규리그#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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