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던 세계1위 고진영, 신기록까지…“압박감 이겨내고 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6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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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는 거침이 없었다.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동시에 투어 역사에 남을 연속 신기록도 2개나 새로 썼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솔레어)이 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이자 투어 통산 13승을 수확했다. 이날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전인지(28), 이민지(26·호주)를 2타 차로 제치며 우승상금 25만5000달러(약 3억1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투어 통산 상금 935만7985달러(약 113억9300만 원)로 이 부문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진영은 앞서 1,2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3개 대회에 불참하고 이 대회로 시즌을 시작했다.

특히 고진영은 이날 기록(66타)으로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와 30라운드 연속 언더파라는 2개의 투어 신기록을 썼다. 지난해 안니카 소렌스탐, 유소연과 함께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타이를 기록했던 고진영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1타로 기록 행진이 중단된 이후 이튿날 2라운드부터 다시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기어이 신기록을 달성했다. 연속 언더파 기록은 지난해 7월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부터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7월 발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부터 자신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6개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투어를 ‘고진영 천하’로 만들고 있다.

고진영은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전인지, 자신과 같은 공동 2위였던 이정은(26) 등 한국 선수들과 이날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고진영이 1~7번 홀 연속 파 세이브를 하는 동안 이정은이 3타 차 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의 선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은 고진영은 8,9번 홀 연속 버디를 따내며 시동을 걸었다. 12번홀(파4) 보기로 주춤했지만 다시 13~16번홀 4홀 연속 버디로 이정은과 공동 선두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운명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갈렸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투온에 성공한 고진영과 달리 이정은은 티샷을 러프로 보낸데 이어 세컨 샷마저 그린 뒤 벙커에 빠뜨렸다. 이정은은 벙커샷 마저 다시 그린 너머 러프에 빠뜨리는 등 더블보기로 무너져 공동 4위(14 언더파)로 내려앉았다. 고진영은 마지막 버디 퍼트까지 성공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도 안정적인 아이언 샷이 빛나면서 그린적중률 94.44%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대회 뒤 “빠른 시일 내에 기록을 깰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압박감 속에서도 (기록을) 깨면서 내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대회였다. 더 없이 기쁜 하루”라고 소감을 전했다. 고진영은 다음주 태국 대회 출전 대신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뒤 이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대회들을 준비할 계획이다.

전인지는 2018년 11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이후 첫 3년 3개월여만에 정상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공동 2위에 머물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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