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프 점검 맡던 막내, 이젠 태극마크 달고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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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패럴림픽 스키대표 최사라
1월 세계선수권 동메달 2개 획득
평창땐 대표팀서 전주자 역할만
최근 상승세 타 올림픽 선전 기대

2022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한국대표팀최연소 선수 최사라(19·알파인 스키). 대한장애인체육회제공
2022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한국대표팀최연소 선수 최사라(19·알파인 스키). 대한장애인체육회제공
4년 전 평창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는 ‘깍뚜기’ 신세였다. 본경주에 앞서 슬로프 상태를 점검하는 전주자(前走者)가 최사라(19·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최사라는 당시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신분이기는 했지만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 본선 무대를 밟을 수는 없었다.

이로부터 4년이 지난 2022년에도 최사라는 여전히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다. 그러나 이번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2022 베이징 패럴림픽 메달을 꿈꾼다. 한국은 4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 최사라를 비롯해 선수 32명과 임원 50명 등 총 82명을 파견한다. 목표는 동메달 두 개. 그중 하나를 따낼 것이라고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가 바로 최사라다.

최사라는 올해 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땄고 이어 열린 유로파컵에서도 대회전 2위, 슈퍼 대회전 3위를 차지했다. 박종철 대표팀 총감독(이천선수촌장)은 “최사라가 원래 7, 8위권 성적이었는데 최근 상승세에 있다”며 “현지에서 컨디션만 잘 조절한다면 충분히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고 평했다. 최사라 역시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커다란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 패럴림픽에서도 할 수 있겠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며 “색깔에 관계없이 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말했다.

최사라는 태어날 때부터 홍채가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슬로프를 내려갈 때도 비장애인 가이드 도움을 받는다. 가이드가 앞서 내려가면서 블루투스 헤드셋을 통해 방향과 속도, 자세 등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최사라와 호흡을 맞추는 김유성 가이드(26)가 출국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현재는 완치 상태라 대회 출전에 문제가 없다.

최사라는 원래 초등학교 때까지 쌍둥이 동생 최길라와 함께 이름을 날리던 수영 선수였다. 2014년 대한장애인스키협회에서 주최한 스키 학교에서 알파인 스키를 처음 접한 뒤 문자 그대로 ‘폭풍 성장’을 이어왔다. 최사라는 8, 11일에는 대회전, 13일에는 회전 종목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나머지 메달 한 개의 주인공은 노르딕 스키 대표 신의현(42·창성건설)이 될 확률이 높다. 신의현은 4년 전 평창 대회 때 크로스컨트리 스키 좌식 7.5km 우승으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겨울패럴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다. 이번 대회 6개 세부 종목에 출전하는 신의현은 “평창 때는 첫 출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침착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꼭 패럴림픽 2연패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우크라이나 대표팀 전원(29명)이 이날 무사히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태극마크#패럴림픽#스키#최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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