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IOC 위원장 “발리예바 주변인들 섬뜩…경기 볼 때 괴로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8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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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주변인들은 섬뜩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17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경기를 보는 것이 굉장히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바흐 위원장은 베이징 올림픽 폐막 이틀을 앞둔 18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어제 TV로 발리예바의 경기를 보고 그가 느꼈을 엄청난 부담감에 너무 괴로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수집한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이 약물은 협심증 치료제로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4년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발리예바는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서 평소에 하지 않는 실수를 연달아 저지르며 최종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가 경기에 나서지 않길 바랐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패소해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IOC를 대신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도핑 검사를 수행하는 국제검사기구(ITA) 등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경기 출전 허락을 철회하라고 CAS에 제소했지만 CAS는 결국 출전을 허용했다. 바흐 위원장은 “빙판 위에서 힘들게 연기를 끝내려고 노력하던 발리예바의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짊어진 엄청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공감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눈물을 흘리며 아이스링크를 빠져나온 발리예바에게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는 포옹 대신 “왜 끝까지 싸우지 않았냐”며 질책하며 몰아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가 가까운 주변인(코치)에게 받은 대우를 보고 섬뜩했다”며 투트베리제 코치 등 발리예바 주변인들을 비난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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