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와 시상대 서고 싶었던 차민규 “같이 땄으면 좋았을 텐데…”

차민규(왼쪽)와 김준호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ｍ 경기를 마치고 태극기를 들고 빙판 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차민규는 은메달을 획득해 2018년 평창에 이어 2연속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2.2.12/뉴스1 © News1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최초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역사를 쓴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기쁨과 동시에 아쉬움을 표했다. 동반 메달까지 바라봤던 김준호(27·강원도청)와 함께 시상대에 서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 34초39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 선수가 역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2연속 메달을 따낸 것은 차민규가 처음이었다.

올림픽 신기록(34초32)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가오팅위에 불과 0.07초 뒤졌을 정도로 차민규는 역주를 펼쳤다.

평창 대회에서도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차민규지만 은메달의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2연속 은메달이지만, 그래도 메달을 땄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차민규가 마음에 걸린 부분이 있었다. 하나는 작은 실수를 범해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준호와 같이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10조에서 차민규가 레이스를 마친 후 곧바로 김준호가 11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김준호의 기록은 34초54로 가오팅위, 차민규에 이은 중간 3위였다.

남은 8명이 차민규보다 기록이 느리다면 김준호와 차민규가 함께 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 역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가 한 대회 같은 종목에서 나란히 메달을 획득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김준호의 메달 꿈은 좌절됐다. 12조의 피오트르 미할스키(폴란드)가 34초52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김준호는 3위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최종 6위로 개인 세 번째 올림픽 500m 경기를 마쳤다. 2014년 소치 대회(21위)와 2018년 평창 대회(12위)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차민규는 “(김)준호가 중간 3위에 있어서 같이 메달을 땄으면 좋았을 것이다. 준호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함께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