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베이징 올림픽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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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
中 “입춘 개회식” 새 봄 강조했지만… 코로나 속 개막, 각국 외교적 보이콧
신장위구르 출신을 성화 최종주자로, 美 보란 듯… NYT “도발적 엔딩”

하나 된 전 세계 눈송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4일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91개 참가국 선수들과 함께 눈송이 모양의 플래카드를 들고 등장한 진행요원들이 하나의 거대한 
눈송이를 만들었다. 91개 국가명이 적힌 눈송이들이 이룬 거대한 눈송이는 올리브 가지로 둘러싸여 모든 사람들의 평화와 조화를 
상징한다. 베이징=AP 뉴시스
하나 된 전 세계 눈송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4일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91개 참가국 선수들과 함께 눈송이 모양의 플래카드를 들고 등장한 진행요원들이 하나의 거대한 눈송이를 만들었다. 91개 국가명이 적힌 눈송이들이 이룬 거대한 눈송이는 올리브 가지로 둘러싸여 모든 사람들의 평화와 조화를 상징한다. 베이징=AP 뉴시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었다. 개최국 중국은 ‘봄이 왔다’고 주장했지만 ‘함께 미래로(一起向未來)’라는 대회 슬로건이 무색하게 경기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입춘(立春)인 4일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혈전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무관중으로 개회식을 진행한 2020 도쿄 여름올림픽과 달리 이날 개회식이 열린 베이징 국가체육장에는 수용 인원 30% 수준인 2만여 명이 입장했다.

24번째 겨울올림픽인 이번 대회의 개회식 연출을 맡은 영화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은 “전통적으로 중국인은 24절기를 통해 시간을 이해했다.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인 입춘에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인들과 함께 새 봄을 맞이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귀빈석 풍경은 봄보다 겨울에 가까웠다. 주요 20개국(G20) 중 개최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명만이 개회식에 참석했다.

국가체육장은 2008년 여름올림픽 때도 개회식이 열렸던 곳이다. 14년 전에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귓속말을 나누는 등 귀빈석이 각국 지도자로 북적였다. 하지만 중국의 인권탄압 등으로 미국 등 서방 주요국이 일제히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주요국 고위 관계자 대부분이 베이징행을 거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개회식의 마지막 성화 주자가 신장위구르 출신의 여성 크로스컨트리 선수 디니걸 이라무장이었다며 “중국이 개회식에서 ‘도발적 엔딩’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신장위구르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택한 서방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의미다.

양안(兩岸) 관계가 불편한 상황에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대만 선수들 표정도 밝지 못했다. 대만의 중국어 표기는 중화대만(中華台北)이지만 중국중앙(CC)TV 해설자는 순간적으로 ‘중국대만’이라고 했다. 중국대만은 중국에서 대만을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며 쓰는 말이다.

한국선수단 개회식 입장… “최선 다하고 돌아갈게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4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73번째로 입장했다. 
태극기를 맞잡은 쇼트트랙 곽윤기와 김아랑을 공동 기수로 앞세우고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국선수단 개회식 입장… “최선 다하고 돌아갈게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4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73번째로 입장했다. 태극기를 맞잡은 쇼트트랙 곽윤기와 김아랑을 공동 기수로 앞세우고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번 대회에는 총 91개 나라에서 선수 2871명이 참가해 금메달 109개를 놓고 실력을 겨룬다. 한국 대표팀 65명 가운데서는 11명이 개회식에 참석했다. 관계자 27명을 포함해 총 38명이 쇼트트랙 대표 곽윤기(33), 김아랑(27)을 기수로 내세워 참가국 가운데 73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5일 쇼트트랙 혼성 계주에서 이번 대회 첫 메달 사냥에 나선다.



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춘래불사춘#베이징 올림픽#입춘 개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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