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1번·연속 10회 본선진출…태극전사 월드컵 도전사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2일 0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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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며 10회 연속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역대 11번째 월드컵 본선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8차전에서 김진수(전북), 권창훈(김천)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4연승으로 6승2무(승점 20)가 된 한국은 3위 UAE와 승점 차를 크게 벌려 잔여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한국은 통산 11번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 6번째인 대단한 업적이다.

한국에 앞서 10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국가는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으로 전통적인 축구 강호들이다.

한국 축구가 역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최종예선 도전사를 돌아보자.

첫 번째 월드컵 진출이었던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한국은 일본과 외나무다리 승부로 지역예선을 치렀다.

한일 양국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대결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정부의 반대로 일본 선수들이 한국에 오지 않았다. 두 경기 모두 일본 도쿄 원정으로 열렸는데 한국이 1승1무로 이기며 첫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1차전에서 정남식, 최정민의 동반 멀티골 등을 앞세워 5-1 대승을 거뒀고, 2차전에선 2-2로 비겼다.

그로부터 32년이 흐른 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 출전했다. 10회 연속의 시작점이다.

당시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나눠 1개국씩 출전국이 주어졌는데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일본을 2승으로 꺾으며 멕시코로 향할 수 있었다.

도쿄 원정에서 열린 1차전에서 정용환, 이태호의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고, 잠실에서 열린 홈 2차전에선 허정무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서아시아에선 이라크가 출전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현재와 같은 지역예선 방식이 도입됐다.

한국을 비롯해 UAE, 카타르,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북한이 최종예선에 올라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경쟁했다. 한국은 3승2무로 1위에 오르며 이탈리아행을 확정했다. UAE가 2위로 함께 월드컵 본선에 갔다.

1994년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은 ‘도하의 기적’으로 기억된다. 역대 가장 극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대회다.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이라크, 이란, 북한이 최종예선에 올랐다.

한국은 2승2무1패로 일본과 승점이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2골 앞서 일본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2위로 미국행을 확정했다.

최종전에서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갈렸다. 한국은 앞서 일본과의 경기에서 미우라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이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해도 일본이 이라크를 꺾으면 일본이 2위로 미국에 가는 상황이었다.

한국이 북한에 3-0으로 승리하고도 일본이 이라크에 2-1로 앞서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기적처럼 이라크가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한국은 미국행 티켓을 땄고, 일본은 탈락의 쓴맛을 봤다.

1위는 사우디가 차지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선 B조 1위를 차지하며 비교적 수월하게 본선행을 확정했다. 6경기(5승1무) 만에 프랑스행 티켓을 따냈다.

일본을 상대로 한 도쿄 원정 3차전이 분수령이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끈 한국은 후반 22분 야마구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후반 38분 서정원, 41분 이민성의 연속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도쿄대첩’으로 불리는 이 경기에서 이기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했다.

2002년 대회부터 아시아 지역 출전권이 4.5장으로 늘어났다. 때문에 2006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선 각 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했다.

한국은 사우디,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와 A조에서 경쟁해 2위로 본선행을 결정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최종예선에선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UAE와 경쟁했다. 4승4무(승점 16) 무패로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UAE와 6차전에서 2-0으로 이기며 2경기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결실을 맺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선 험난한 길을 걸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레바논과 A조에서 경쟁해 2위로 턱걸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3위 우즈베키스탄과 4승2무2패(승점 14)로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겨우 앞섰다. 이 과정에서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고, 최강희 당시 전북 현대 감독에게 원-포인트 사령탑을 맡기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도 다르지 않았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에 충격적인 일격을 당했고, 카타르에는 33년 만에 패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 도중에 물러났고, 신태용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아 극적으로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지휘했다.

4승3무3패(승점 15)로 이란(승점 22)에 이어 A조 2위에 올랐다. 3위 시리아(승점 13)와 승점 차는 2에 불과했다.

최근 힘겨웠던 최종예선 도전사를 돌아보면 벤투호의 행보는 오랜만에 걷는 꽃길이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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