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내 친구’ 호잉, 마법사 군단 우승 이끌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7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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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두 KT는 후반기를 앞두고 외국인 타자를 교체를 단행했다. 시즌 초부터 태업 논란이 끊이지 않던 알몬테(32)를 방출하고 꺼내든 카드는 2018~2020시즌 한화에서 활약했던 호잉(32)이다. 지난달 22일 입국한 호잉은 2주 간의 자가 격리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뒤 후반기 첫 경기부터 나서고 있다.

16일 기준 6경기를 치른 호잉은 경력자답게 빠르게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키움과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 타점을 생산하지 못하며 팀의 3연패를 지켜봤지만 이후 반등했다. 팀의 선두자리가 위태로워진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 5타점을 쓸어 담으며 3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두 경기에서는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호잉의 장점은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 범위다. 2018년 당시 한화도 안정적인 수비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호잉을 영입했다. 타격 전 꼿꼿이 서서 투수의 공을 지켜보다 ‘선풍기 스윙’을 하는 모습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해 타율 0.306 162안타 30홈런 110타점 23도루로 공격에서도 검증된 모습을 보였다.

타격을 한 뒤 1루까지 살아 들어가기 위해 슬라이딩을 불사하는 등 열정 넘치는 플레이로 팀 분위기도 이끌었다. 2018시즌 시작 전 약체로 평가받은 한화가 2007시즌 이후 11년 만에 가을무대에 오른 데에는 호잉의 공이 8할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하며 한화의 장수외인 계보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 부진이 겹치며 방출됐다.

이미 강팀인 KT가 기대하는 부분은 한화에서 처음 보여줬던 수비와 열정적인 모습이다. 실전을 치르며 예열 중인 호잉도 외국인 타자에 걸맞는 ‘해결사 능력’을 보여주며 KT 타선의 막힌 혈자리를 뚫어주는 모습이다.

한화에서 활약할 당시 호잉은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 ‘둘리’가 마법을 부리기 전 외치는 ‘호이’와 이름이 비슷해 ‘초능력 내 친구’로 불렸다. 진짜 마법사 군단에 온 호잉이 KT의 창단 첫 우승을 향한 초능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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