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연경 “진짜 물러설 곳이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6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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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이 6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1.8.6/뉴스1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이 6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1.8.6/뉴스1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11위)이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브라질(세계 2위)과의 준결승전에서 0-3(16-25, 16-25, 16-25)으로 완패했다.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도 18승 46패가 됐다.

하지만 지난 며칠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한국 여자배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45년 만의 동메달이 걸린 마지막 한판이 남았다.

사상 첫 올림픽 결승을 노렸던 한국은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최상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레프트 김연경(33), 박정아(28), 라이트 김희진(30), 세터 염혜선(30), 센터 양효진(32), 김수지(34), 리베로 오지영(33)을 선발 출전시켰다. 앞서 일본과의 조별 예선, 터키와의 8강전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던 그 라인업이었다. 브라질은 경기에 앞서 라이트 탄다라 카이세타(33)가 도핑 위반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배제됐지만 큰 영향을 없어 보였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 챔피언 브라질은 역시 강했다. 한국은 레프트 페르난다 호드리게스(35)에게만 5점을 내주며 1세트를 쉽게 내줬다. 2세트에서도 10-10까지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지만 쉽사리 리드를 가져오지 못했다.

주장 김연경도 상대의 집중견제에 시달렸다. 블로킹 벽이 몰리면서 김연경은 1세트 3득점, 2세트 2득점으로 묶였다. 한국은 김희진 대신 이소영(27)을, 센터 김수지 대신 막내 박은진(22)을 교체 투입했지만 원했던 분위기 반전으로 연결될 수 없었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한국의 강점인 서브도 힘을 잃었다. 결국 1시간 22분 만에 경기를 마감했다.

김연경이 10득점, 박정아가 10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지만 브라질을 넘어서기에는 부족했다. 반면 브라질은 호드리게스가 양 팀 최다인 17득점, 기마랑이스가 12득점으로 활약했다. 탄다라를 대신해 나온 라이트 호사마리아 몬티벨레(27)도 10득점했다. 브라질은 팀 블로킹 15개로 한국(3개)을 압도했다.

김연경은 경기 뒤 “크게 할 말은 없는 것 같다. 브라질이 범실 등을 하지 않아서 분위기를 가져오기 어려웠다”며 “수비 등에서 상대가 실력이 좋아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같은 강팀과 경기를 하면서 수준의 차이를 느꼈다. 이런 경기를 아쉬워하기보단 상대에게 축하를 보내는 게 맞다”며 “터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승부욕이나 투지를 발휘하면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세 차례 올림픽(1972년 뮌헨, 1976년 몬트리올, 2012년 런던) 준결승에서 모두 패했던 한국은 결승 진출을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올림픽 메달 획득의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은 8일 오전 9시 세계 6위 세르비아와 동메달을 두고 다툰다. 세르비아는 미국과의 4강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자신의 올림픽 고별전을 앞둔 김연경은 “이제 진짜 물러설 곳이 없다. 마지막 경기만 남았다. 선수들 마음가짐도 꼭 이기고 싶을 것이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에서는 김연경의 터키 에즈자즈바시으 시절 팀 동료인 티아나 보스코비치(24)가 주요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비록 패했지만 누리꾼들은 “세계 강팀을 맞아 선전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자세에서 감동받았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유미 KBS해설위원은 “세계 최강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을 맞아 당당하게 잘 싸웠다. 오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한다면 세르비아와의 동메달결전전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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