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의 女검객 뭉치자 강했다… 세계 1위 中에 ‘9년만의 설욕’

도쿄=김정훈 기자 입력 2021-07-27 18:46수정 2021-07-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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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27일 일본 지바현 지바시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 준결승에서 중국을 38-29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뒤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지막 선수로 나선 최인정과 송세라, 이혜인, 강영미. 지바=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뭉치면 산다‘의 본보기였다.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은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을 받으며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에 입성했지만 앞서 열린 개인전에서 단 1명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 자존심을 구긴 상황이었다. 실제로 세계 2위로 여자 에페 금메달 후보로 관측됐던 최인정(31)은 첫 경기였던 개인전 32강에서 세계 258위에 불과한 아이자나 무르타자에바(러시아)에게 11-15로 패하며 탈락했다. 세계 8위 강영미(36)도 32강전에서 세계 44위인 사토 노조미(일본)에게 14-15로 패했다. 강영미는 은퇴와 출산도 미루고 이번 대회를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 대회라 생각하고 참가했지만 개인전에서 일찍 짐을 싸야했다. 막내 송세라(28)도 16강전에서 세계 1위 안나 마리아 포페스(루마니아)에게 6-15 완패를 당했다. 세계 11위인 송세라는 32강전에서 세계 22위 캐서린 홈즈(미국)를 15-12로 꺾고 여자 에페 대표팀 중 유일하게 16강전에 진출했지만 포페스의 노련미를 넘어서진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팀으로 뭉치자 ‘역대급’ 전력이 나오며 세계 1위 중국을 꺾고 은메달을 확보해 무너졌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대표팀에서는 동메달이 나왔지만 여자대표팀에서는 메달이 처음이다.

맏언니 강영미의 리더십이 빛났다. 인천 만수여중 1학년 때 체육교사의 권유로 처음 칼을 잡은 강영미는 서른 살 넘어서 활짝 피었다. 20대까지는 주로 국내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31세의 나이로 처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섰다. 이 대회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노메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던 그가 한숨만 쉰 건 아니었다. 33세 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펜싱 인생의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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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을 앞두고는 기초 체력을 다지는 동시에 자신의 단점인 전술운영능력을 키우는 데 전념했다. 강영미는 “올해 결혼 5년 차인데 도쿄올림픽을 위해 아이 갖는 걸 미루면서 죽기 살기로 훈련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은 새로운 펜싱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역대 여름 올림픽에서 이탈리아가 금메달 48개로 펜싱 종목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차지했고 프랑스(41개), 헝가리(35개)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하지만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첫 메달(금 1·동 1개)을 획득한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1개), 2012년 런던올림픽(금2·은 1·동 3), 2016년 리우올림픽(금 1·동 1)에 이어 도쿄 올림픽에서도 이미 확보한 동메달 외에 최소 은메달 1개를 추가했다. 한국 여자 에페는 2012 런던올림픽 결승에서 중국에 당한 패배도 후련하게 설욕했다.

도쿄=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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