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헝가리 ‘무지갯빛’ 장외신경전… 축구장 달군 성소수자 차별

이원홍 전문기자 입력 2021-06-24 03:00수정 2021-06-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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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24일 조별리그 맞대결… 뮌헨시, 동성애 금지 항의 뜻 밝혀
경기장 밖에 무지개 조명 승인요청… UEFA 불허에 “시내라도 비출 것”
헝가리 “정치와 스포츠 혼합” 반발… 잉글랜드, 스털링 결승골로 조1위
0-1 패한 체코, 와일드카드로 16강
2016년 성소수자들의 행사인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때 무지개 조명을 비추었던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 24일 독일-헝가리 경기에서 다시 한번 무지개 조명을 시도하려다 논란에 휩싸였다.
독일과 헝가리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조별리그 F조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안팎에서 ‘무지개 논쟁’이 뜨겁다.

2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이 경기를 앞두고 뮌헨 시의회는 경기 장소인 알리안츠 아레나 축구장 외벽을 무지개 조명으로 비추겠다고 유럽축구연맹(UEFA)에 승인을 요청했다.

뮌헨시의회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헝가리 의회가 학교 성교육,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률을 15일 통과시킨 데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이 법은 소아성애 퇴치 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독일 및 유럽의 인권단체 등은 이 법이 성소수자 권리를 제한한다며 반발했다. 뮌헨시는 무지개 조명으로 경기장을 비춤으로써 인권단체와의 연대를 보여주려 했다. 무지개는 성소수자(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및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포용을 상징한다.

하지만 헝가리는 자국 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뮌헨시가 간섭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헝가리 시야르토 페테르 외교장관은 “정치와 스포츠를 혼합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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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케인(왼쪽)과 잉글랜드 선수들이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로 2020 D조 조별리그 체코와의 3차전에서 전반 12분 라힘 스털링의 골이 터진 뒤 기뻐하고 있다. 잉글랜드가 1-0으로 이기며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뮌헨·런던=신화 AP 뉴시스
결국 유로 2020을 주최하는 UEFA는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 원칙을 내세워 뮌헨시의 요청을 거부했다. UEFA는 “헝가리 의회의 결정을 겨냥한 것”이라며 정치적 이슈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디터 라이터 뮌헨시장은 “UEFA의 결정이 수치스럽다”며 “경기장 자체는 아니더라도 뮌헨시내가 무지갯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EFA의 제지로 경기장에는 무지개 조명을 비추지 못하더라도 뮌헨시청에 대형 무지개 깃발을 내걸고, 경기장 주변 탑 등에 무지개 조명을 비추는 방안이 추진됐다. 독일에서는 유력 정치인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 정책을 지지하는 등 뮌헨시의 입장에 동조하기도 했다.

독일은 1승 1패(승점 3)를 기록하고 있으며 헝가리는 1무 1패(승점 1).

한편 잉글랜드는 23일 체코와의 D조 3차전에서 전반 12분에 터진 라힘 스털링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잉글랜드는 2승 1무(승점 7)로 조 1위를 확정하며 16강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는 1골 1도움을 올린 루카 모드리치의 활약 속에 스코틀랜드에 3-1로 이겨 1승 1무 1패(승점 4), D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체코는 골득실에서 크로아티아에 뒤져 조 3위로 밀렸으나 각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로 역시 16강에 합류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유로2020#동성애 금지#무지개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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