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부’ 테니스 선수, 벌금 1600만원+실격 위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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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나오미. 사진=AP/뉴시스
오사카 나오미. 사진=AP/뉴시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거부했다가 약 1600만 원의 벌금을 물게된 것도 모자라 실격 위기에 놓였다.

오사카는 30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대회 첫날 단식 1회전에서 패트리샤 마리아 티그(루마니아·63위)를 2-0으로 꺾었다.

경기가 끝난 뒤 오사카는 예정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고, 주최 측은 행동강령에 따라 그에게 1만5000달러(약 1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앞서 오사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신 건강을 위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7일 트위터에 “지금까지 경험해본 바로는 기자회견이 선수의 정신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이같은 뜻을 전했다.

오사카는 “기자회견을 하면 예전에 여러 차례 답했던 질문이 또 나오고, 뭔가를 의심하는 듯한 질문을 받아야 한다”며 “나는 그런 상황에 놓이기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기에서 패한 선수를 인터뷰하는 것을 ‘이미 넘어진 사람을 또 발로 차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 그는 “대회 관계자들이 이 부분을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사카는 “다만 특정 대회나 기자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아니”라며 “인터뷰를 거부한 대가로 낼 벌금은 정신 건강 치료를 위한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사카 나오미. 트위터 갈무리
오사카 나오미. 트위터 갈무리

그러나 프랑스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오사카에게 벌금 징계 외에 실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추후 인터뷰 참여를 권고했다. 조직위는 “선수들의 미디어 관련 의무는 메이저대회 규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며 “규정 위반이 계속되면 최대 실격까지 가능하다. 더 많은 벌금과 향후 메이저 대회까지 적용될 징계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미디어 관련 의무를 이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자 오사카는 30일 SNS에 “분노는 이해의 부족에서 나온다. 변화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적으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오사카는 일본 오사카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아이티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 혼혈로, 2019년 1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다. 예전부터 테니스 내·외부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그는 올해 3월 ‘아시아인 혐오를 멈추자’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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