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6년 만의 트로피, 캐디 아내에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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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오픈 5언더, 2타차 우승
첫날 부진했으나 2,3R서 9타 줄여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허인회(왼쪽)가 캐디로 우승을 도운 아내 육은채 씨와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허인회(왼쪽)가 캐디로 우승을 도운 아내 육은채 씨와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우승자의 상징인 녹색 재킷을 입은 허인회(34·보난자)는 시상식 도중 무릎을 꿇고 아내 육은채 씨(34)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넸다. 캐디 백을 메고 힘이 되어준 육 씨에게 감사를 표현한 것.

‘괴짜 골퍼’ 허인회가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올랐다. 허인회는 9일 경기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오버파 75타를 쳤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로 2위 김주형을 2타 차로 제치며 우승했다. 허인회가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이후 6년 만이다.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하며 우승 상금 3억 원을 챙겼다.

허인회는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톡톡 튀는 언행은 물론 2014년 한국과 일본 투어 동시 장타상, 한국프로골프(KPGA) 최초 군인 신분 우승 등 독특한 경력을 가진 골퍼다. 2016년 동갑내기 육 씨와 혼인신고를 한 허인회는 우승하면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가 2019년 뒤늦게 식을 치르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월요 예선을 뚫고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 출전권을 따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부터 전담 캐디로 나선 육 씨는 이번 대회에서도 허인회에게 큰 힘이 됐다. 첫날 8번홀까지 5오버파로 부진하자 2오버파로 타수를 줄이면 용돈을 주겠다고 내기를 걸어 남편을 독려했다. 거짓말처럼 1라운드를 이븐파로 마친 허인회는 2, 3라운드에서만 총 9타를 줄였다. 큰 타수 차로 독주하면서 허인회는 4라운드 17번홀에서 보기,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도 우승할 수 있었다. 대회 뒤 허인회는 “아내가 캐디를 해서 성적이 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을 3년 동안 들었다. 오기가 나서 우승할 때까지 캐디를 맡아 달라고 했다. 아내에게 고생을 시켜 미안하고 고맙다”고 소감을 남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허인회#트로피#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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