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삿포로 참사때 日 관중 열기 대단… 잘 대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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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24세 신예였던 박주호 회상… 코로나 방역지침 바꿔 1만명 입장
일본팬들의 일방적 응원 예상돼… 이강인-정우영 현지서 팀 합류
日대표팀 코치 코로나 양성반응

“10년 전 굴욕은 두 번 다시 없다.”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고참 박주호(34·수원FC·사진)의 각오는 남다르다. 대표팀은 10년 전인 2011년 8월 1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치렀다. 당시 대표팀은 수비가 무너지며 0-3으로 졌다. 한국이 일본에 3골 차로 진 것은 1974년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기전 1-4 패배 이후 37년 만이었다. 경기 결과가 ‘삿포로 참사’로 불린 이유다.

1976년 올림픽 예선 한일전에서 뛰고 있는 박성화(왼쪽)와 차범근.
1976년 올림픽 예선 한일전에서 뛰고 있는 박성화(왼쪽)와 차범근.

당시 24세 신예였던 박주호는 0-1로 뒤진 전반 37분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그리고 0-3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했다. 박주호는 23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삿포로 경기 때 일본의 안방 열기가 굉장했다”며 “열기에 눌리지 않고 버티면서 우리의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대표팀에 삿포로 참사 때 뛰었던 선수로는 박주호를 비롯해 김영권(감바 오사카), 남태희(알 사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 4명이 포함됐다. 경기에 나선 선수는 박주호와 김영권이다. 박주호는 “새로운 선수도 있고, 기존 선수도 있다. 다 같이 이 경기를 잘 이겨내면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감독님도 여러 선수를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88년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발리슛으로 골을 터뜨리고 있는 황선홍.
1988년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발리슛으로 골을 터뜨리고 있는 황선홍.
일본축구협회(JFA)는 이번 한일전 티켓을 기존 5000석에서 1만 석까지 늘려 판매한다. JFA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새 코로나19 방역지침이 발표됨에 따라 이번 평가전 수용 인원이 1만 명까지 허용됐다. 23일부터 5000석 추가 판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수용 인원이 7만2000명 규모인 닛산스타디움에서는 일본 팬 1만 명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된다.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선수들은 거리를 두고 한 테이블에 한 명씩 앉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선수들은 거리를 두고 한 테이블에 한 명씩 앉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일전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팬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날 일본축구협회는 사이토 도시히데 대표팀 코치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사이토 코치와 밀접 접촉자는 없고, 다른 스태프와 선수들도 음성이 나왔다. 공격수 나상호(FC서울)는 “코로나19 방역지침대로 진행되고 있고 큰 불편함은 없다”며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할 것이고, 나머지 부분은 지원 스태프의 방역수칙에 따르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뛰는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이날 일본에 도착해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일본#평가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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