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본선행이 내 핸드볼 마지막 목표”

유재영 기자 입력 2021-03-06 03:00수정 2021-03-06 04:1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핸드볼 슈퍼스타 계보 잇는 정의경
“남자 핸드볼의 명암 모두 겪어… 후배들에게 기회 열어주려 합류”
핸드볼 국가대표팀 후배들이 선물한 정의경의 생일 케이크.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뛰었다는 의미를 담아 ‘화석’이라는 표현을 썼다.

“도쿄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하는 경기가 제 핸드볼 인생 최고의 경기가 됐으면 해요.”

남자 핸드볼 스타 정의경(36·두산·사진)은 지난달 28일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후배 선수들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생일(2월 28일) 케이크를 받고 아차 싶었다. 정의경은 이달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합류를 생각하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조용히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싶었다. 대한핸드볼협회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꿨지만 과연 전성기가 지난 몸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하지만 후배들의 정성을 보며 있는 힘을 전부 쥐어짜 보기로 했다. 정의경은 “이번에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뻔했다”고 말했다.

정의경은 강재원(부산시설공단 감독)-윤경신(두산 감독)으로 이어지는 한국 남자 핸드볼의 슈퍼스타 계보를 잇는 선수다. 후배들이 케이크에 썼듯이 ‘화석’ 같은 존재다.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에서 ‘원조 꽃미남 선수’로 불린 것도 처음이다. 포지션은 팀 공격을 리딩하고 돌파와 득점을 주도하는 센터백이다. 준수한 외모에 스카이 슛, 스텝 돌파 등 각종 화려한 플레이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에는 이에 매료된 영국 여성 팬 수십 명이 한국 경기만 쫓아다녔다.

정의경은 올림픽 본선과 지역 예선, 세계선수권, 아시아경기, 아시아선수권 본선 경기 등 A매치에 101회나 출전했다. 그는 “2003년 고교 시절 훈련 멤버로 대표팀에 들어간 후 18년 가까이 대표 선수로 뛰었다”면서 “갓 대표팀에 데뷔했을 당시 어렸던 여성 팬들이 이제는 아이를 안고 경기장에 와 응원을 해준다”며 웃었다.

주요기사
정의경은 남자 핸드볼이 세계에서 통했던 시대와 아시아 정상에서 미끄러진 시대를 동시에 경험한 세대다. 그래서 고마움과 책임감, 미안함이 교차한다고 했다. 정의경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을 이기고 8강까지 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 전패를 했지만 매 경기 선전했다”며 “이후 내가 후배들에게 제대로 바통을 이어주지 못한 것 같다. 프랑스, 스위스 팀에서 영입 제의를 받기도 했는데 구단의 반대로 가지 못했다. 만약 이적을 했다면 후배들에게도 유럽 진출의 길이 열릴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남자 대표팀은 9일 출국해 몬테네그로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노르웨이, 브라질, 칠레와 맞붙는다. 13일 칠레, 14일 브라질, 15일 노르웨이를 각각 상대하는데 상위 두 팀이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한국으로선 2012년 이후 9년 만의 올림픽 도전이다.

“도쿄 올림픽에 못 나가면 남자 핸드볼은 더 밑으로 떨어질지 모릅니다. 칠레, 브라질을 잡아야 하는데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해요. 죽기 살기로 힘을 쏟아보겠습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도쿄올림픽#본선행#핸드볼#정의경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