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만 보고 달려왔는데…” 올림픽 취소설에 국가대표 선수들 ‘허탈’

이원홍 전문기자 입력 2021-01-22 16:29수정 2021-01-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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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취소된다면 그 허탈감은 말로 할 수 없을 겁니다.”

이병진 대한체육회 훈련본부장은 도쿄 올림픽이 취소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은 22일 훈련 중인 선수들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에 26개 종목 280여명을 출전시킬 예정이었다. 현재 남자축구, 야구, 여자배구, 양궁 등 19개 종목 157명이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해 11월 5일 다시 개방된 충북 진천선수촌에는 이날 현재 체조 수영 럭비 양궁 4개 종목 99명의 선수들이 맹훈련을 하고 있다. 선수촌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종목 선수들도 각각 지정된 장소에서 땀 흘리며 훈련을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 개최시기에 맞춰 자신의 운동 인생 사이클을 맞춰 왔다.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 선수들은 갈수록 불안과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림픽이 취소 또는 연기 된다면 1차 피해자는 선수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로서는 인생 최고의 목표를 올림픽 출전에 두어왔는데 이 같은 기회가 사라질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운동을 해온 명분과 목적이 흔들리게 되면서 상실감과 허탈감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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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실적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 메달 획득을 통해 선수로서 인정받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자로 변신하는 등 미래 계획을 세우는데 이 같은 경력관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출전기회가 남아 있는 어린 선수들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고참 선수들에게, 또 올림픽과 관계없이 돌아갈 팀이 있는 프로선수들보다는 경력관리 실패 등으로 취업과 진로에 직접 영향을 받는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에게 더 타격을 줄 수 있다. 올림픽이 연기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림픽이 연기되더라도 출전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일본이 올해 도쿄 올림픽을 취소하고 2032년 대회 유치에 집중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이 2032년 남북공동올림픽을 추진 중인 것을 비롯해 호주 퀸즐랜드 주, 인도 뭄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카타르 도하, 독일 라인-루르 등 2032년 대회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또 도쿄 올림픽부터 2024년 파리,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순차적으로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 또한 개최국 상황과 여론 등의 변수가 많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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