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부터 내려야할 이강인, 의욕은 넘치겠으나 시즌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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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의 이강인도 연습경기에 모두 출전,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발렌시아 홈페이지)
발렌시아의 이강인도 연습경기에 모두 출전,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발렌시아 홈페이지)
매 시즌 ‘발렌시아의 미래’라는 구단의 달콤한 말에 희망을 품고 출발했다 정작 시즌이 진행되면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해 애꿎은 시간만 버렸던 이강인(19)이 다시 새 시즌 앞에 섰다.

2020-21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안팎의 기대감이 크다. 또 반복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으나 이강인을 감싸고 있는 기류는 분명 다르다. 때문에 스스로는 침착함이 필요하다. 의욕은 충만하겠으나 시즌은 길고, 일단 지금은 뿌리를 내리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발렌시아는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레반테와 2020-2021시즌 스페인 라리가 홈 개막전을 치른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이강인의 출전 여부인데, 현지 매체는 선발 출격을 예상하고 있다.

발렌시아 지역 매체 ‘엘데스 마르케’는 10일(현지시간) 발렌시아와 레반테의 라리가 1라운드 프리뷰에서 이강인이 베스트11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발렌시아의 포메이션을 4-2-3-1로 전망하면서 이강인을 원톱 막시 고메스 아래 공격형MF로 배치시켰다. 곤살로 게데스와 마누 발레호 좌우 윙어 사이에서 전체적으로 공격의 단초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하비 그라시아 신임 감독이 프리시즌 경기에서 이강인에게 부여했던 임무이기도 하다.

예년과 달리 이강인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발렌시아 스쿼드에 변화가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발렌시아는 구단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페란 토레스를 잉글랜드의 빅클럽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시킨 것을 비롯해 주장 다니 파레호와 프란시스 코클랭이 비야레알로 떠났고 스트라이커 로드리고 모레노는 EPL로 승격한 리즈유나이티드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전력 누수가 크고 이를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꽤 크지만, 지금껏 입지가 단단하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이강인도 마찬가지다.

지휘봉을 새로 잡은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재능이다. 그 선수가 몇 살인지는 중요치 않다. 준비가 되어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며 팀 리빌딩을 선언했다. 이강인도 구상에 들어가 있고 실제 프리시즌 4경기에 모두 중용됐다. 지난 6일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발로 출전, 멀티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지 반응도 후하다. 발렌시아 지역지 플라사 데포르티바는 지난 9일 “발렌시아가 새로운 10번의 주인공을 찾고 있다. 후보는 이강인과 카를로스 솔레르”라고 보도했다. 지금껏 발렌시아의 10번은 비야레알로 떠난 주장 파레호의 몫이었다. 매체는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새로운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다”며 “그는 야망이 있으며, 어떤 도전도 할 준비가 된 선수”라 평했다.

적어도 희망고문 수준은 넘는 분위기고 출전기회가 많아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이강인의 침착한 뿌리내리기다. 아직은 어린 나이, 의욕이 넘쳐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멀지 않은 과거에 아쉬운 기억도 있다.

이강인은 지난 6월19일 2019-20시즌 라리가 29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전에 후반 31분 교체로 필드를 밟았다가 베테랑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를 가격, 퇴장 당한 적 있다. 약 4개월 만에 출전한 이강인은 짧은 시간 동안 무언가 보여주려는 의욕이 앞섰고 조급하게 플레이하다 상대의 노련함에 휘말려 결국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기억해야할 아픔이다.

그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과한 의욕’은 여전히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이강인 스스로도 동기부여가 가득할 배경이고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오버페이스가 나올 수 있다. 굳이 파울이 아니더라도 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부상도 조심해야한다. 시즌은 아주 길고 이강인은 이제 새 출발이다. 지금은 뿌리를 안전하게 내리는 게 중요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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