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데뷔골 뒤 퇴장… 조규성의 잊지 못할 하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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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선배 이동국 닮아 ‘리틀 동국’
대구전 쐐기골 넣고는 경고 2장
3연승 전북, 울산 제치고 선두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동료들에게 미안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두 가지 경험을 한 경기에서 모두 겪은 전북의 공격수 조규성(22·사진)은 축하를 받아야 할 자리에서 고개를 숙였다. 영광스러운 기록에 대한 즐거움보다 안타까운 실수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탁월한 슈팅 능력과 곱상한 외모가 전북의 ‘레전드’ 이동국(41)을 닮아 ‘리틀 동국’으로 불리는 조규성에게 먼저 찾아온 ‘첫 경험’은 골이었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2020시즌 K리그1(1부) 3라운드 안방경기에서 그는 K리그1 데뷔 골을 터뜨렸다. 전북이 1-0으로 앞선 후반 24분 전북 쿠니모토의 헤딩슛을 대구 골키퍼 최영은이 막아내자 조규성이 골문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지난해 K리그2(2부) 안양에서 프로에 데뷔해 1월 전북으로 이적한 그는 2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지만 K리그1에서 골을 넣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하지만 데뷔 골의 기쁨에 이어 찾아온 또 다른 첫 경험은 악몽과도 같았다. 경기 막판 수비 과정에서 불필요한 반칙을 연달아 저지르며 1분 동안 두 장의 경고(후반 45, 46분)를 받아 퇴장당한 것이다. K리그1에서 첫 퇴장을 당한 그는 “열심히 하려다 보니 습관적으로 무리하게 발을 뻗어 상대에게 반칙을 한 것 같다”면서 “불필요한 반칙을 줄이는 동시에 나만의 공격 스타일을 살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무릴로(후반 1분)와 조규성의 골을 앞세워 대구를 2-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승점9가 된 전북은 이날 부산과 1-1로 비겨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그친 울산(2위·승점 7·2승 1무)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선두였던 울산은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승격 팀 부산에 고전했다. 62%의 높은 볼 점유율로 상대를 압도한 울산이지만 선제골은 날카로운 역습이 장기인 부산의 몫이었다. 부산은 후반 9분 이정협이 김병오의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 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후반 33분 주니오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은 뒤 막판 총공세를 펼쳤지만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한편 이날 K리그2에서는 경남(1승 2무)이 안양(3패)에 3-2로 승리했다. 올 시즌 경남의 지휘봉을 잡은 설기현 감독(41)은 프로 사령탑으로 첫 승을 기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전북#조규성#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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