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상철 감독 “남은 약속도 지키겠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30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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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K리그1 잔류 이끈 뒤 건강 회복 의지 다져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잔류라는 첫 번째 약속을 지킨 유상철 감독은 암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또 다른 약속도 꼭 지키겠다고 했다.

인천은 30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경남FC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34(7승13무18패)로 모든 라운드를 마친 인천은 승점 33(6승15무17패)의 경남에 1점 앞선 10위로 차기시즌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매년 강등권에 허덕이면서도 K리그2(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올해 역시 되풀이됐다.

지난 5월 표류하던 인천의 새 수장으로 부임한 유 감독은 췌장암 4기 판정을 받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팀을 이끌면서 1부리그 잔류라는 임무를 완수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도 되고 어웨이 경기라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잔류 의지와 열정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잔류 휘슬이 울렸을 당시 감정을 묻자 유 감독은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부임했을 때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떠올렸다.

비기기만해도 잔류가 가능했던 인천은 반드시 이겨야했던 경남의 공세에 막판까지 시달렸다. 하지만 날카로운 역습과 끈끈한 수비 조직력으로 시간을 보내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유 감독은 ”비기러 온 것은 아니라 이기려고 이곳에 왔다. 축구에서 가장 힘든 것이 아마 무승부일 것“이라면서 ”선수들에게도 비기러 온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인천은 후반 37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쿠니모토의 프리킥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하던 김도혁의 손에 맞았다. 최초 해당 장면을 그냥 넘어갔던 주심은 VAR(비디오판독)을 위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수 차례 직접 화면을 돌려본 주심이 정상 플레이였다고 최종 판정하면서 인천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유 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됐다. 주심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었다“면서도 ”PK 결정이 나와도 크게 연연하진 않고 판정에 수긍했을 것이다. PK가 아니라 안도는 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한쪽을 가득 메운 인천팬들은 90분 내내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기운을 전달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유 감독의 이름을 외치며 고마움을 표했다. ‘남은 약속도 지켜달라’는 내용이 담긴 응원 문구도 등장했다. 잔류라는 첫 번째 약속과 함께 암과의 혈투를 이기겠다는 또 다른 약속도 꼭 지켜달라는 의미였다.

이에 유 감독은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나 또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를 갖고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겠다“면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창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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