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2부로 갈 수 없는 경남과 유상철 투혼 인천의 벼랑 끝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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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9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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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와 경남FC가 1부 잔류를 확정할 수 있는 10위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인천유나이티드와 경남FC가 1부 잔류를 확정할 수 있는 10위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표현이 너무 적나라하지만, ‘단두대 매치’라는 수식도 무리는 아니다. 단 1경기의 결과로 인해 한팀은 내년에도 1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고 또 다른 팀은 강등의 철퇴를 맞을 수 있는 벼랑 끝 승부가 다가오고 있다. 두 팀 모두 사연이 많다. 절실하지 않은 팀은 없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가 다가오는 주말 펼쳐지는 38라운드로 끝이 난다. 파이널B 그룹은 30일 오후 3시부터 3경기(상주-수원, 경남-인천, 성남-제주)를 펼치고 파이널A 그룹은 1일 오후 3시부터 3경기(대구-서울, 전북-강원, 울산-포항)를 치른다.

아무래도 팬들의 시선은 우승팀과 ACL 진출팀이 가려지는 1일 경기로 많이 향한다. 그러나 그룹B에서도 놓칠 수 없는 빅매치가 남아 있다. 대상은 오는 30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경남FC와 인천유나이티드의 맞대결로, 이 경기의 승자가 시즌 10위가 되고 패하는 팀은 11위가 된다. 그들 입장에서 10위는 우승이나 ACL 진출 티켓만큼 절실한 목표다.

10위는 강등권 탈출을 의미하는 순위로 내년에도 1부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이 곧바로 주어진다. 하지만 11위는 K리그2(2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과 승강이냐 강등이냐를 놓고 홈&어웨이 승강 PO를 또 치러야한다.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까지 가지 않고 잔류를 확정하는 게 최선의 길이다.

기업구단이자 프로 원년멤버인 제주유나이티드가 12위 꼴찌로 강등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 가운데 이제 또 다른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처절한 맞대결이 펼쳐진다.

현재 10위는 7승12무18패 승점 33점을 기록 중인 인천이다. 그보다 1점이 부족한 경남(승점 32)이 최종전에서 격돌하게 됐으니 얄궂은 운명이다. 1점이라도 어쨌든 앞서 있는 인천이 유리한 입장이다. 무승부까지도 인천의 손을 들어준다. 하지만 경기가 펼쳐지는 곳은 경남의 홈. 승패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두 팀 모두 간절하다.

경남FC는 지난 시즌 2위팀이다.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에 이어 준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7시즌 K리그2 우승과 함께 1부리그에 올라오자마자 거둔 놀라운 결실이었다. 말컹이라는 ‘괴물 스트라이커’의 활약이 크기는 했으나 도민구단의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한다면 예상치 못한 비상이었다.

그로 인해 ACL 진출권까지 손에 넣은 경남은 EPL에서 활약했던 조던 머치와 네덜란드 출신의 룩 카스타이노스 등 네임밸류 높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포부를 크게 가졌다. 하지만 네게바, 쿠니모토, 머치 등 핵심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내내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를 거듭한 끝에 제대로 된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다 바닥으로 추락했다.

매년 ‘잔류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받았던 인천은, 끝내 살아남기는 했으나 매해 순위표 바닥을 전전했을 정도로 전력이 강하진 않은 팀이다. 올해도 그 고행길이 이어진 모양새다. 시즌 초반 욘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하고 임중용 수석코치 대행으로 버텨가던 인천은 5월 유상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건네면서 반전을 도모했다.

유상철 체제 이후에도 승리는 많이 챙기지 못했으나 분명 경기력은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렇게 끈끈함으로 버티던 시즌 막바지,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축구판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지도자의 투병 투혼과 함께 선수들은 눈물겨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덕분에 10위 자리는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두 팀 모두 스토리는 충분하다. 경남 입장에서는 어떻게 올라온 1부 무대인데 이토록 허무하게 2부리그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천은, 유상철 감독의 투혼만 가지고도 선수들이 무너질 수 없는 상황이다. 승리의 여신은 과연 누구를 택할 수 있을까. 처절한 싸움이 곧 펼쳐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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