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VS ‘K’, 눈길 끄는 양팀의 ‘세리머니’ 기싸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4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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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원(왼쪽)의 셀카 세리머니-키움 박병호의 K 세리머니. 스포츠동아DB
두산 오재원(왼쪽)의 셀카 세리머니-키움 박병호의 K 세리머니. 스포츠동아DB
연일 명승부를 연출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KS). 두 팀의 치열한 혈전만큼이나 그 안에서 펼쳐지는 세리머니 경쟁도 뜨겁다.

두산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KS 2차전에서 9회 박건우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이날 9회에만 3점을 뽑으며 무서운 뒷심으로 집중타를 퍼부었다. 9회에 등장한 타자들은 극적으로 만들어낸 순간을 즐기며 세리머니도 아낌없이 쏟아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똑같은 세리머니를 해 팬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9회 결정적인 2루타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주장 오재원은 오른팔을 높이 치켜들고 마치 ‘셀카’를 찍는 듯한 포즈로 환호했다. 이른바 ‘셀카 세리머니’로 자신의 극적인 활약을 한껏 즐겼다.

오재원은 경기 후 “시리즈를 앞두고 선수단이 투표를 통해 세리머니를 정했다. 권총과 셀카 세리머니가 마지막까지 후보에 올랐는데, 셀카 세리머니를 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가 좋은 활약을 한 그 순간을 저장하자는 의미다. 단기전에서는 이런 세리머니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산 선수들은 2차전이 끝난 후 단체로 그라운드에 모여 셀카 세리머니를 함께 하기도 했다. 김재호 역시 “한 사람 한사람을 기억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말했다.

이에 맞서는 키움은 정규시즌부터 해온 ‘K 세리머니’를 포스트시즌(PS)에도 꾸준히 밀고 있다. 안타를 치고 나가면 베이스에서 덕아웃을 향해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는데, 이는 키움의 첫 이니셜인 K를 의미한다.

여러 상황에서 꽤 유용하게 쓰이기도 했다. KS를 앞두고 21일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이정후가 센스 있는 K 세리머니로 시리즈를 예측했다. 이번 ‘KS가 몇 차전까지 열리겠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양손으로 K 두 개를 표현했다. 6차전까지 열린다는 예상을 세리머니를 통해 한 것이다. 1차전 ‘막말 논란’에 풀이 죽은 송성문도 K 세리머니를 포기하진 않았다. 2차전 첫 타석에서 3루타를 친 뒤 덕아웃을 향해 늘 하던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였다. 덕아웃에서는 팀 동료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그의 활약을 반겼다.

야구에서 세리머니는 흔히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으로 여겨져 정규시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 경기에 몰리는 긴장감이 큰 PS에서는 언제나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선수는 물론 팬들까지 즐겁게 하는 KS 세리머니. 우승컵과 함께 펼쳐질 마지막 세리머니는 과연 셀카일까, K일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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