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뒤집기 희생양된 SK, 한국시리즈 ‘복수’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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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일 2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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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졌다. SK 와이번스가 KBO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80승을 선점하고도 정규시즌 우승을 거두지 못한 불명예를 떠안았다.

역대급 뒤집기의 희생양이 됐다. 5월 30일 이후 단 하루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SK는 페넌트레이스 최종일에 챔피언의 영광을 빼앗겼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6-5 승리로 매듭지으며 5연승을 완성한 두산 베어스에게 KBO리그 사상 최다 9경기차 역전 우승을 허락했다. 나란히 88승1무55패를 거둬 승률 동률을 이뤘지만 SK는 두산 상대전적(7승9패) 열세로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팀간 상대전적으로 우승팀이 가려지는 것은, 그것도 페넌트레이스 최종일에 가려진 것은 38년 KBO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2011년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당시 SK는 개막과 동시에 1위에 올랐지만 6월 27일까지만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4위까지 밀려나있던 삼성 라이온즈가 1위를 빼앗으며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7월 27일부터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순위 표 가장 높은 자리를 사수해낸 삼성은 SK와의 7경기 차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기록됐다. SK의 최종 성적은 3위였다. 이는 종전 KBO리그의 최다 경기차 역전 우승이었다. 그리고 2019년의 SK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했다.

시즌 막바지 총력전을 거듭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만으로도 SK는 이미 두산에 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일찍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순위를 조기에 확정하고 여유롭게 잔여 경기를 치르는 ‘보너스’를 누리지 못했다. 오히려 애먼 순위 싸움만 벌이다 선수단에 심리적, 체력적 부담만 더해졌다. 여기에 한국시리즈(KS) 직행 티켓까지 놓치면서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간도 줄어들었다.

2018시즌과 마찬가지로 SK는 플레이오프 무대서부터 포스트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기세 좋게 KS에 올랐지만 올해는 정규시즌부터 두산과 키움에 추격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한풀 꺾인 채 가을무대에 임한다. KS 무대에서 두산에 ‘복수’의 칼날을 겨누기까지 넘어서야 할 난관이 여럿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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