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 우승, 9게임차 뒤집은 미러클 두산의 드라마틱 행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1일 2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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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9회말 터진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운 두산이 6-5로 승리하며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두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9회말 터진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운 두산이 6-5로 승리하며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두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보다 더 짜릿할 수 없었다. 역시 ‘미러클 두산’이었다.

2019시즌 두산 베어스의 행보는 24년 전인 1995시즌처럼, 미러클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후반기 한때 9경기까지 벌어졌던 게임차를 뒤집으며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입을 맞췄다. 그것도 그 어떤 드라마보다 극적이었다.

두산은 1일 잠실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일 마지막 경기에서 9회 말 박세혁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6-5,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두며 2019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게임이 없었던 SK 와이번스(88승1무55패)와 동률을 이뤘지만, 올해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선 덕분에 정규시즌 1위의 주인공이 됐다. 포스트시즌 배당금 배분 기준에 따라 정규시즌 우승팀이 가져갈 수 있는 약 10억 원(지난해 기준)의 추가 금액도 챙기는 기쁨까지 누렸다.

그야말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였다. 두산은 8월 10일까지 선두를 달리던 SK(72승1무36패)에 9경기차 뒤진 3위(63승45패)였다. 타선의 침체와 불펜의 붕괴 등 불안요소도 많아 이 격차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조용히 칼을 갈며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노렸다. 8월 24경기에서 17승7패를 기록하며 SK와 3.5게임차 2위로 9월에 돌입했다. 4경기가 연달아 비로 취소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첫 9경기에선 3승6패로 주춤했다. 이후 10경기는 달랐다. 8승1무1패로 반등에 성공하며 28일 잠실 한화전이 끝난 뒤(7-6 승리) SK와 공동 선두(86승1무55패)로 올라섰다.

막판에 주도권을 쥔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그 마지막 경기마저도 ‘미러클’이었다. 2-2로 맞선 8회초 3점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으나, 8회말 2사 2·3루에서 허경민의 중전 적시타와 대타 김인태의 우중간 3루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영하가 9회초를 실점 없이 막아낸 뒤 9회말 1사 후 국해성의 2루타에 이은 박세혁의 끝내기안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은 전체는 물론 마지막 한 경기의 1이닝까지도 버릴 장면은 단 하나도 없었다.

두산의 극적인 역전 우승 역사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8월 한때 선두 LG와 6게임차 2위였지만, 마지막 27경기에서 20승7패로 거침없이 질주하며 선두를 압박했다. 결국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LG를 0.5게임차 2위로 밀어내고 경쟁에서 승리했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1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KS)까지 제패했다. 2015년에는 정규시즌 3위(79승65패)로 포스트시즌(PS)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해 KS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아픈 경험을 했다. 93승5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14.5게임차 2위(78승1무65패)였던 SK에 KS에서 2승4패로 발목을 잡혀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일단 올해 정규시즌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해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은 모두 ‘미러클’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제 남은 관문은 KS다. 반면 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했던 SK는 ‘80승 선착팀=정규시즌 우승’의 100% 확률을 이어가지 못한 채 땅을 쳤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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