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타터? 하이라이트 메이커!’ 시프트마저 돌파한 오재일의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9일 2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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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DH 2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1루에서 두산 오재일이 좌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DH 2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1루에서 두산 오재일이 좌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베어스 오재일(33)은 올 시즌 초반에도 슬로스타터의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했다.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인 2016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3년간 월별 타율은 3월 0.154, 4월 0.279, 5월 0.249였다. 중반 이후와 비교해 확연히 떨어졌다. 7월 0.339, 8월 0.321, 9월 0.344의 월간 타율이 그 차이를 설명한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4월까지 타율이 0.190에 불과했다.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4월 7일부터 4월 18일까지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6월부터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뤄냈다. 6월부터 8월까지 61경기에서 타율 0.346, 10홈런, 4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이 기간 때려낸 73안타 가운데 31개가 장타였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

9월 10경기에서 타율 0.175(40타수7안타)로 다소 주춤했지만, 팀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었던 경기에서 존재감을 마음껏 뽐냈다. 19일 인천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제2경기. 2-3으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 SK 김태훈의 시속 144㎞ 포심패스트볼(포심)을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홈런(19호)으로 연결했다. 두산의 7-3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앞서 제1경기에서도 1-1로 맞선 3회 2타점 적시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는데, 이어진 제2경기에서는 더욱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것이다. 18일까지 9월 홈런이 단 하나도 없었던 두산은 1차전에서 김재환이 막힌 혈을 뚫은 데 이어 오재일까지 아치를 그리며 잔여경기를 더욱 기대케 했다.

우측 시프트를 뚫어낸 것도 고무적이었다. 기존의 3루수와 유격수 사이 구간을 비워놓다시피 한 SK의 수비 포메이션을 비웃듯 더블헤더 2게임에서 터트린 5개의 안타 타구 가운데 4개를 왼쪽으로 보냈다. 이 경우 상대 팀이 쉽게 시프트를 시도하기 어려워진다. 극단적으로 잡아당기는 타격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것도 오재일이 그만큼 위력적인 타자라는 증거다. 6-3으로 앞선 제2경기 9회에는 정상수비를 뚫고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려 달아나는 득점에 기여했다.

제2경기 선발투수 이영하는 9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4안타(2홈런) 무4사구 8삼진 3실점, 완투승으로 15승(4패)째를 따냈다. 엄청난 압박을 이겨내고 데뷔 첫 15승에 도달하며 스스로 가치를 더욱 높였다. 7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SK 에이스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제1경기 승리와 함께 KBO 최초 4년 연속(2016시즌~2019시즌) 80승 신기록을 작성한 두산은 제2경기까지 잡아내며 81승54패(승률 0.600)를 마크, 키움 히어로즈(83승1무56패·승률 0.597)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3번째 4연패에 빠진 선두 SK(84승1무52패)와 게임차도 2.5경기로 줄였다. 두산의 잔여경기는 9경기. 선두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루에 2패를 당하며 최근 4연패 늪에 빠진 SK로선 20일 키움과의 맞대결이 더 중요해졌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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