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선언과 최하위 추락…롯데, 납세의 때가 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30일 05시 30분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롯데 공격 때 공필성 감독 및 코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롯데 공격 때 공필성 감독 및 코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리빌딩 선언과 함께 최하위로 떨어졌다. 실리를 잃어가는 롯데 자이언츠가 과연 명분이라도 건질 수 있을까. 리빌딩을 위한 ‘납세의 시간’이 다가왔다.

롯데는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4로 패했다. 자멸이었다. 선발투수 장시환이 연이은 수비의 흔들림 속에서도 5.2이닝 2실점(1자책)으로 최소한의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타선이 응답하지 못했다. 이날 패한 롯데는 25일 탈꼴찌에 성공한 지 나흘 만에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날의 1패나 최하위 추락 자체는 지금 롯데에게 큰 아픔이 아니다. 올 시즌 숱하게 꼴찌로 추락해 무뎌졌기 때문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리빌딩을 선언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28일 울산 LG 트윈스전에 앞서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하며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튿날 채태인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7월 30일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린 채태인은 후반기에만 21경기에서 타율 0.323(65타수 21안타), 2홈런, 10타점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전병우가 대신 부름을 받았다.

공 대행은 “(채)태인이가 후반기에는 제 역할을 해줬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팀이 더 중요하다”며 “내년 구상을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을 써야 한다. 어떤 감독이 오든 그게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빌딩에 ‘세금’은 필수적이다. 29일 경기가 그걸 증명한다. 0-1로 뒤진 4회, 선두타자 박병호의 애매한 타구를 2루수 전병우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타구가 멀리 튀었고 박병호는 그 사이 3루까지 향했다. 만일 우익수에게 맡겼다면 단타로 끝났을 타구였다. 박병호는 후속 제리 샌즈의 땅볼 때 유유히 홈을 밟았다.

물론 공 대행도 이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 전 “젊은 선수들의 실수는 경험치가 부족한 탓”이라며 “지금 실수를 하고 좌충우돌해도 결국 나중에 그 선수가 성장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수 한두 번 했다고 선수를 뺀다면 독이 된다. 힘들더라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빌딩의 성과는 1, 2년 안에 평가할 수 없다. 그 사이 납득할 수 없는 장면도 많이 나올 것이다. 모든 유망주가 이정후, 강백호가 아닌 이상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자 반드시 지불해야 할 세금인 셈이다. 공 대행이 이를 위해 총대를 멨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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