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맞춤형 전술 시사 & 전략 공개…WC 예선 앞두고 달라진 벤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28일 05시 30분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모습은 이전과 달랐다. 26일 9월 A매치 소집명단을 공개한 그는 전술·전략 등 민감한 부분을 솔직히 밝히기도 했고, 팀 차원의 ‘선수 맞춤형’ 전술 준비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동아DB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모습은 이전과 달랐다. 26일 9월 A매치 소집명단을 공개한 그는 전술·전략 등 민감한 부분을 솔직히 밝히기도 했고, 팀 차원의 ‘선수 맞춤형’ 전술 준비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향한 긴 레이스를 앞두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다음 달 10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1차전을 시작으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돌입한다.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 북한, 레바논, 스리랑카와 H조에 편성됐다.

벤투 감독은 26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지아 평가전(9월5일·터키 이스탄불)~투르크메니스탄 원정으로 이어질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태극전사 26명을 공개했다.

벤투 감독의 인터뷰는 평소와 달랐다. 가장 관심을 끈 장신(197.5㎝) 스트라이커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의 선발 배경에 대한 물음에 그는 예상 밖의 코멘트를 남겼다. “김신욱이 대표팀에 잘 적응하고 스타일에 적응하길 희망 한다”면서도 “우리도 선수의 특징을 잘 살리는 조합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가 팀 전술에 맞춰가야 하나 팀에서도 선수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세워줄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평소와 달랐다. 제공권과 발밑이 강한 김신욱이 특별한 유형의 선수라는 걸 감안해도 변화에 보수적이고 특정 선수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를 경계해온 그간의 모습을 비춰 볼 때 벤투 감독은 확실히 유연해졌다는 평가다.

2018러시아월드컵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부임 1주년을 맞이했다. 어느 정도 아시아의 특징도 확인했고, 대표팀의 현주소도 진단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김판곤)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논의에 귀를 열었다.

한 가지 계획(플랜A)만으로 이동거리가 길고, 시차가 다른 아시아에서의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제1의 옵션이 아니었던 김신욱을 처음 승선시켰다는 것은 제2·3안까지 염두에 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김신욱 이상의 공격수가 없다는 점을 벤투 감독도 인지했을 공산이 크다. 협회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김신욱은 무조건 통한다’는 주위 의견을 벤투 감독이 받아들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변화의 징후는 또 있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의 포지션과 공격진 운용에 대해 벤투 감독은 상당히 구체적인 답을 내놓았다. 이전까지 “기본 원칙과 틀 안에서 (약간의) 변화를 줄 것”이라는 대답만 반복했던 그는 “확실히 결정한 바 없으나 투크르메니스탄 원정에서 투 톱 가능성은 있다. 염두에 뒀다”고 했다. 정공법이든 상대 혼란을 유도하려는 연막이든 꽤 당당하고 명쾌한 설명이다.

달달한 허니문은 끝났다. 지금부터는 평가전이 아니다. 전쟁 모드로 전환됐다. 매 경기가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가늠할 살얼음판 승부다. 월드컵 예선을 즈음해 이뤄진 벤투 감독의 변화는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추가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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