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풀타임에서 홀드왕으로, ‘꿈’이 달라진 SK 서진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25일 09시 30분


SK 서진용은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반기에만 21홀드를 기록해 2012시즌 박희수가 작성한 팀 한 시즌 최다 34홀드를 넘어설 기세다. “몸에 힘을 빼고 회전력을 이용해 앞에서 던지니 제구가 좋아졌다”는 게 그가 밝힌 비결이다. 스포츠동아DB
SK 서진용은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반기에만 21홀드를 기록해 2012시즌 박희수가 작성한 팀 한 시즌 최다 34홀드를 넘어설 기세다. “몸에 힘을 빼고 회전력을 이용해 앞에서 던지니 제구가 좋아졌다”는 게 그가 밝힌 비결이다. 스포츠동아DB
“홀드왕입니다.”

SK 와이번스 서진용(27)은 올 시즌 개인 목표에 관한 물음 앞에 거침없이 속마음을 터놓는다. 단독 1위로 순항하는 팀과 ‘커리어 하이’를 써내려가는 스스로에게 갖는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스타 휴식기를 보내는 것이 처음이다. 이른바 ‘서태훈(서진용~김태훈~하재훈)’으로 불리는 필승조의 출발점을 맡아 전반기 평균자책점 2.68, 21홀드(리그 2위)를 기록했다.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 49경기를 전반기에 소화해낸 데다 팀 역사상 세 번째로 단일 시즌 20홀드를 달성하며 커리어의 새 지평을 열었다. 23일 발표된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90인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이제 대표팀 김경문 감독도 예의주시하는 투수가 됐다는 의미다.

서진용도 “그간 올스타 휴식기마다 늘 찝찝한 마음을 갖고 쉬었다. 올해는 팀도 나도 좋은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덕분에 즐겁게 쉬면서 후반기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앞장서 팀 승리에 기여한 보상으로 홀드 기록이 차곡차곡 쌓였다. 팀 내 우완 구원 투수로는 최초로 20홀드를 넘어선 그는 2012년 박희수(34홀드)가 기록한 팀 최다 홀드 기록도 넘보게 됐다. 시즌 목표인 ‘홀드왕’으로 향하는 과정의 일부다. 전반기 홀드 1위 김상수(키움 히어로즈·27홀드)와는 6개차다.

서진용은 “처음에는 타이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홀드 2위다. 홀드왕도 할 수 있다’고들 말해줘서 ‘가능성이 없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그에 앞선 목표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는 거다. 그 목표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웃었다. 무엇보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내가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는 것이 진심이다.

2011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뒤 유망주로서 긴 시간을 보낸 그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해답을 찾았다.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모두 잊고 ‘새로 시작한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생각의 차이였다.”

“온몸에 힘을 빼고 회전력을 이용해 앞에서 공을 던지니 제구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자평한 서진용의 위력은 각종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2018시즌 48경기에서 14홈런을 맞았는데, 올해 49경기 동안 홈런 하나만을 허용했다. 피장타율이 지난해 0.544에서 0.310으로 크게 줄었다. 이와 함께 특장점인 삼진(59개)은 증가하고 볼넷(12개)은 감소해 삼진/볼넷 비율이 2.52에서 4.92로 올랐다.

본격적인 무대는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후반기다. 서진용은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뛴다는 것은 결국 후반기에 결정된다”며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처럼만 잘 관리한다면 후반기에도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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