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D-1…류현진, 벌랜더와 선발 격돌…“가문의 영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9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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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명예, 그리고 미모의 아내까지.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두 남자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서 만난다. 10일 오전 8시반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에서 열리는 ‘별들의 잔치’에서 양 팀의 선봉에 선 두 남자는 류현진(32·LA 다저스)과 저스틴 벌랜더(36·휴스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9일 왼손 투수 류현진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공식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 사령탑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오른손 투수 벌랜더였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벌랜더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로 불린다. 2005년 디트로이트에서 데뷔한 벌랜더는 불같은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2006년 신인왕에 이어 2011년에는 24승 5패, 평균자책점 2.40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그의 차지였다. 2017년 시즌 중반 휴스턴 이적 후 월드시리즈 우승도 처음 이뤘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세계적인 톱 모델이자 배우인 케이트 업튼이 있었다. 섹시 스타로 유명한 업튼과 2014년부터 교제한 벌랜더는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직후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았다.

벌랜더는 올 초 또 하나의 경사를 맞았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벌랜더는 소속팀 휴스턴과 2021년까지 2년간 6600만 달러(약 779억 원)에 연장 계약을 했다. 3300만 달러(약 390억 원)는 역대 투수 연평균 최고 금액이다.

올 시즌에도 10승 4패, 평균자책점 2.98로 맹활약한 벌랜더는 개인 통산 8번째 올스타에 선정됐다. 올스타전 선발은 2012년 이후 두 번째다. 올해 메이저리그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벌랜더에 맞서는 류현진 역시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힘들었던 시기에 배지현 전 야구 아나운서와 만난 그는 지난해 초 결혼에 골인한 뒤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지난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재기에 성공했고. 올해 전반기에는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그리고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 서는 영광을 맞았다.

류현진은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벌랜더와 함께 등장해 “처음 미국에 올 때 이런 자리까지 올 지는 상상도 못했다. 미국에는 그저 야구를 하고 싶어서 왔을 뿐이다. 올스타전 선발은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자신의 천적으로 군림한 놀란 에러나도(콜로라도)에 대해서는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면 그냥 꿀밤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올해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790만 달러(약 211억 원)의 연봉을 받는 류현진은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도 가능하다. 지난해 아쉽게 월드시리즈에서 패했지만 올해 다시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해도 백악관의 초청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에서는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게 전통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적지 않은 유색 인종 선수들이 백악관 행을 거부했다. 지난해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푸에르토리코 출신 코라 감독도 백악관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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