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3일 만에 다시 ‘7연승’ 호랑이 잡은 장민재의 배짱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8일 2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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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장민재.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투수 장민재(29)가 7연승의 KIA 타이거즈를 잠재웠다. 시즌 6승째(1패)를 챙기며 5월(5경기 선발등판)을 3승무패, 평균자책점(ERA) 3.94로 마쳤다.

장민재는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9개를 곁들여 3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투구수 101개 중 스트라이크가 69개나 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직구(52개)와 포크볼(39개) 위주의 투피치임에도 KIA 타자들은 장민재의 과감한 피칭에 맥없이 무너졌다. 슬라이더는 7개, 커브는 3개였다.

이로써 장민재는 2011년 6월 16일 대전 홈경기(선발등판) 이후 2903일 만에 다시 KIA전 승리를 맛봤다. 그 뒤로는 KIA전 3연패에 시달렸었다. 또 5승(4패)의 채드 벨을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토종 에이스를 넘어 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같은 성적이다.

KIA는 7연승을 거두는 동안 막강화력을 과시했다. 0.359의 팀 타율과 0.530의 팀 장타율은 물론 경기당 8.3득점(총 58득점) 모두 1위였다. 김기태 전 감독이 자진사퇴하고 박흥식 감독대행이 취임한 이후 투타에 걸쳐 놀라운 변신을 거듭한 KIA라 이날 등판을 앞두고 부담감이 컸을 텐데도 장민재는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데뷔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투구에 최다 삼진으로 KIA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전매특허인 포크볼이 빛을 발했다. 시속 118~126㎞의 포크볼이 춤을 추듯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오른손 유희관(두산 베어스)’이나 다름없는 시속 135㎞ 안팎의 직구로 허를 찌른 것도 주효했다. 9개의 삼진 중 포크볼로 5개, 직구로 3개를 유도했다. 나머지 삼진 하나는 슬라이더로 잡았다. 프레스턴 터커를 제외하고 선발출전한 8명의 KIA 타자들에게서 삼진을 빼앗았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선발로 변신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장민재는 팀의 2연패를 끊는 배짱투를 마친 뒤 “긴 이닝을 실점 없이 던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구에 신경 쓰며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 뿌듯하다”며 “포크볼에 대해 전력분석이 됐을 것이란 생각에 초반에는 포크볼을 자제하고, 중반 이후 포크볼로 승부했던 게 잘 통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용덕 감독 역시 “최고의 투구를 했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고, 앞으로도 잘 던져줄 것이란 믿음이 간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들과 다부지게 싸우며 보여주는 높은 전투력이 다른 투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장민재를 칭찬했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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