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정우영 “떨렸던 첫 세이브…마무리 욕심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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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5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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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슈퍼루키 정우영. © 뉴스1
LG 트윈스 슈퍼루키 정우영. © 뉴스1
LG 트윈스의 ‘슈퍼루키’ 정우영(20)이 첫 세이브 이후 마무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정우영은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5-4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신인으로서 불펜 필승맨으로 활약하고 있던 정우영이지만 9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한 점 차 긴박한 상황. 정우영은 공 7개만을 던지며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지했다. 대타 김영환을 4구만에 3루수 파울플라이, 강백호를 초구에 1루수 땅볼, 유한준을 2구만에 1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마운드 위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한 정우영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다음날인 3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그렇게 떨리기는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신인 정우영의 활약은 LG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18경기에 등판해 1승1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74(24⅓이닝 2자책)를 기록 중. 고졸신인의 성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서용빈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생각지도 못한 전력 상승 요소”라고 정우영의 존재를 표현하기도 했다.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필승조로 옮겨갔고, 마무리 정찬헌의 부상 이탈 속에 세이브를 따내는데 이르렀다. 이젠 정우영 없는 LG 불펜을 상상하기 어렵다.

2일 KT전은 ‘절친’ 강백호와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강백호는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2년차 선수. 강백호와 정우영은 서울고 선후배 사이로 정우영이 중학교 시절 1년을 유급해 나이는 같다.

LG 트윈스 정우영의 투구 장면. /뉴스1 © News1
LG 트윈스 정우영의 투구 장면. /뉴스1 © News1
정우영은 “1학년 때는 선배라고 존대를 했는데 백호가 1년 지난 뒤 ‘불편하니 말 놓으라’고 해서 친구로 지냈다”며 둘 사이를 설명했다.

맞대결을 고대하던 두 선수는 지난달 30일 경기에서 처음 만났다. 첫 대결 결과는 볼넷. 이어진 2일 두 번째 대결에서는 정우영의 초구에 강백호가 1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정우영은 “사실 9회에 등판하면서 정신이 없어서 상대 타순도 확인하지 못했다”며 “마운드에 서고 나서야 (강)백호 타순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경기 끝나고 백호가 ‘더 오래 승부를 즐기고 싶었는데 초구에 끝나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잘했어’라고 했다”고 둘 사이의 대화를 전했다.

프로 입단 후 투구폼, 마음가짐 등 많은 것이 달라진 정우영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임창용의 투구 영상을 수없이 돌려보며 임창용과 비슷한 투구폼을 완성했고, 자신감도 얻게 됐다.

정우영은 “원래 임창용 선배님을 좋아했는데 투구폼을 따라한 것은 캠프 때부터”라며 “처음에는 안 맞나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몸에 베더라. 임창용 선배님처럼 코어 근육 강화를 위한 훈련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캠프 명단에 포함되면서 떨린다는 생각보다 ‘나도 1군 캠프에 왔으니 내 실력을 보여주자’고 마음을 달리 먹었다”며 “고등학교 때까지는 내 공에 자신도 없었고 긴장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프로에 오면서 달라졌다”고 정신적으로 재무장했음을 덧붙였다.

이제 갓 프로에 데뷔한 신인 투수이기 때문에 향후 정우영의 보직을 결정하는 것이 LG 코칭스태프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고민거리다. 일단 정우영의 생각은 ‘선발’보다 ‘불펜’이다.

정우영은 “주변에서는 큰 돈을 벌려면 선발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어제 마무리를 해보니 마무리 욕심도 난다”며 “떨리기는 정말 떨렸는데 ‘내가 끝냈다’는 자부심이 생기더라”고 처음 경험한 마무리 투수로서의 짜릿함과 함께 보직에 대한 희망사항을 드러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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